
여성 구직자들의 ‘간절함’을 미끼로 삼아 벌인 끔찍한 범행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대전유성경찰서 강력2팀장 장현수 경감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펼쳤다.
사건은 도로 공사 중, 굴다리에서 불에 탄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시신과 주변 바닥은 모두 불에 탄 상태였고, 피해자가 작은 체구의 여성이라는 점만 확인된 상태였다.
부검 결과, 피해자의 오른쪽 옆구리에서 칼에 찔린 상처 두 곳이 발견됐고 체내에서는 남성의 정액이 검출됐다. 옷 조각을 통해 확인한 피해자의 신원은 20대 중반 여성으로, 생활정보지에서 구인광고를 보고 연락한 후, 면접 장소로 향했지만 귀가하지 못했다.

사건을 수사하던 중, 마을에서 또 다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며 더욱 충격을 안겼다. “왜 시신을 그냥 두고 가냐”는 마을 주민의 신고 전화로부터 접수된 두 번째 사건은, 첫 번째 사건이 접수된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마을 주민조차 착각한 것이었다.
두 번째 피해자는 머리에 비닐이 씌워진 채 테이프로 결박돼 있었고, 취업 준비 중인 여성으로 첫 번째 피해자와 동일한 회사에 지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팀은 생활정보지에 등록된 해당 회사의 연락처를 추적했고, 다른 회사 법인명의 휴대전화와 동사무소 번호를 바꾼 수상한 번호가 등록된 것을 확인했다. 해당 휴대전화 번호는 단 4일만 사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팀은 해당 휴대전화 기지국을 통해 단서를 찾으려 했지만, 지역을 이동하며 13개의 기지국을 오갔기에 약 72만 건의 통화 내역을 검토해야 했다.

집요한 수사 끝에 40대 초반 여성 박 씨가 명의자임이 밝혀졌고, 실제 사용자는 그의 남동생인 30대 중반 박 씨였다.
그는 특수강도 및 강간 등으로 전과 4범이었으며, 특정 당시 이미 인천에서 특수강도와 성폭행 미수 혐의로 검거된 상태였다.

박 씨는 20대 여성이 과외 학생을 구한다는 공고에 딸의 과외를 구하는 의사인 척 접근해 성폭행을 시도했던 것이다.
검거된 박 씨는 “자신은 공범에게 여성들을 데려다주는 역할만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내 거짓으로 드러났다.
당시 약 3억 원의 빚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첫 번째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돈이 없다는 말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끔찍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두 번째 피해자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돈을 얻을 수 없게 되자 살해했다. 이어 첫 번째 피해자도 자신의 얼굴을 알았기에 살해했다고 다시 진술했다.
박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한 달 전에도 상담사를 유인해 성폭행 후 살해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구인·구직이 간절한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게 정말 악질이다”, “한 달 전에도 범죄를 저질렀고 또 계속 저지를 생각이었다는 게 소름 돋는다”, “어떻게 한 지역에서 연속으로 이런 일이” 등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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