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해외 진출도 적극 뒷받침
2024년 의료관광객 38만명 육박
전년대비 두배, 역대 최고 실적
“‘경영 행정’을 통해 민간과 협력 확대해야 혁신과 발전을 빠르게 이뤄낼 수 있습니다.”
강남 토박이이자 경영인 출신인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도 민간 기업처럼 유연함과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조 구청장은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제 경영 행정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며 “경직된 공직사회, 관료주의가 아닌 기업 단체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발전해야 기업이 지속가능하고, 행정도 변화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민간과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결과 강남구는 조 구청장 임기 동안 단체 및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238건 맺었다. 자치구와 민간 사이 MOU 추진 건수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조 구청장은 “기업이나 단체하고 MOU를 맺어놓으면 어느 부서든지 그 기업, 단체와 협력이 수월하고 편해진다”며 “기업들도 지자체에 선뜻 협조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강남구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달라, 다른 곳하고도 연결해 드리겠다고 먼저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구청장의 경영 행정 철학은 관내 중소기업 해외 진출로 이어졌다. 그는 통상촉진단을 직접 이끌고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했다. 올해 1월에는 기업 10곳을 선정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과 통역 등을 지원했는데 4개 업체가 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뷰티 전문 박람회 참가 지원사업의 비중을 높여 지난해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화장품 수출액(11억8000만달러)을 달성하기도 했다.
강남구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 잡은 의료관광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강남구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 실적은 지난해 37만7043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조 구청장은 “성형외과, 피부과 위주로 많이 알려졌지만, 그 외에도 우리나라의 첨단 의료 기술을 체험하고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 건강종합검진, 일반 수술도 많이 늘었다”며 “지자체와 함께하니 관광객도 더 신뢰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의료관광객은 일반 관광객보다 지출도 많고 머무는 시간도 길기 때문에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 구청장은 설명했다. 구는 지자체 최초로 의료관광 전용 플랫폼 ‘메디컬 강남’을 운영해 무료 상담 및 견적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압구정동 ‘강남메디컬투어센터’를 첨단 의료기기 체험, 부가세 환급, 상담·진료 예약, 통역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종합 커뮤니티센터로 리뉴얼했다.
레저에 초점을 맞춘 노인복지시설 파크골프장도 조 구청장의 히트 상품이다. 지난해 세곡동에 조성한 강남탄천파크골프장은 서울시 최대 규모인 27홀을 갖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6월4일에도 이곳에서 시니어 파크골프 대회가 예정돼 있다.
세대별 맞춤 복지정책은 확대하는 중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2년 연속 출생아 증가율 1위를 기록한 강남구는 소득제한 없이 올해 첫 아이를 낳은 가정에 첫 달 최대 790만원 지원금을 준다. 지난해에는 기부채납을 통해 어린이 전용 놀이·체험 시설 ‘강남어린이회관’을 만들었는데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청년에게는 어학·국가자격증 취득 시험 응시료를 1인당 20만원까지 주고, 청년 1인가구를 위한 전월세 대출이자 지원사업도 소득기준 하한선을 없애고 지원금액을 최대 200만원으로 두 배 늘렸다.
조 구청장은 올해 개청 50주년을 맞은 강남의 ‘50년 뒤 미래’를 그리는 ‘강남비전 2070’을 그리고 있다. 조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 앞으로 50년을 바라보는 강남비전 2070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할 예정”이라며 “100년 뒤에도 변하지 않을 사람·자연·도시경쟁력을 핵심 가치로 삼아 세계 글로벌 도시로서 위상을 지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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