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공공디자인혁신 5단계 도입
디지털 디자인 플랫폼 구축·공유 통해
지역인재 육성·미래가치 창출 ‘온 힘’
부산다운 공공디자인 개발·도시재생
WDO 세계디자인수도 후보로 선정
부산디자인진흥원은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 디자인 진흥을 위해 2007년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부산시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지식기반 산업의 발전과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디자인산업이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디자인산업을 육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진흥원의 주요 기능은 지역산업·사회혁신 디자인정책 개발과 제도화, 디자인 진흥·문화 확산, 지역특화 디자인산업 육성 및 시장창출 지원 등이다. 또 도시·공공디자인을 비롯한 도시재생과 도시안전 범죄예방 디자인, 사회적경제기업 육성, 디자인혁신 역량강화 및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진흥원은 디자인산업을 넘어 도시와 공공부문에 이르기까지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디자인 정책개발과 문화를 확산하는 ‘메신저’역할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자인혁신으로 행복 부산 조성
진흥원은 창립 이후 지난 18년간 도시·공공디자인 혁신과 지역 디자인산업 혁신,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경영혁신을 동시에 추진해왔다. 전국 최초로 부산공공디자인혁신 5단계를 도입해 단계별로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부산지역 우수공공디자인 국제 공모전을 도입했다. 또 디자인 중심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이 추구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공공시설물 디자인을 개발해 보급·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 공모 디자인전을 통해 영국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작품이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설치됐다. 이 작품은 부산의 바람과 파도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부산 특유의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형태와 화려한 색상을 공공시설물에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의 야경과 해양도시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내 디자인의 독창성과 지역성의 조화를 동시에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흥원은 또 부산 수영구청과 협의를 통해 광안리해수욕장 내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가로등과 벤치를 각각 2개씩 설치했다. 이들 공공시설물은 기존의 획일적인 공공디자인에서 벗어나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새로운 공공시설물의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흥원은 부산지역 인공지능(AI) 역량강화를 위해 K하이테크(첨단기술) 공동훈련센터를 선정하고, 디지털 디자인 플랫폼 구축과 공유 및 개방, 교육지원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인재 육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동남권역 디자인주도 소상공인 역량강화를 위해 소상공인 서비스와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해 지원하고 있다. 또 스포츠기업 디자인 지원으로 사업화 자금 및 맞춤형 특화프로그램 디자인 개선을 지원한다.

◆부산디자인 세계화 및 브랜드화 박차
진흥원은 부산디자인을 세계화하고 명성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 전시·문화 축제를 개최한다. 부산시가 지난해부터 연중 개최하던 지역축제를 모아 10월 개최하는 ‘페스티벌 시월’과 연계한 시민참여 디자인 체험·전시를 비롯해 디자인 전시 전문기업과 협업을 통한 종합 디자인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인구소멸위기 지역으로 선정된 부산 중구에 시민들이 직접 도시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통합 전시·체험 공간도 구축했다. 지난해 부산브랜드숍을 찾은 방문객은 8000명을 넘었고, 굿즈(제품) 판매 매출은 40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진흥원은 지속 가능한 경영혁신 작업에도 착수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지원체계를 일원화하고,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과 전문성 강화를 통해 시정 운영방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진흥원 건물을 경영혁신 기반으로 전환하고, 부산 디자인기업의 제품 개발 전 주기 지원을 위한 디자인기획과 엔지니어링(CMF)부터 사용성 테스트를 위한 15종의 진행 장비와 5개 시설을 구축했다. 진흥원 사옥에 기존 디자인기업과 디자인 스타트업을 동시에 입주시키고, AI엔지니어링 디자인 플랫폼을 제공해 K디자인 성장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디자인 도시 향한 주춧돌 놓아
진흥원은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부산 디자인정책 제안 및 개발, 디자인 활용 연계 조례 발굴, 정책 수요 발굴을 통한 지·산·학 협력과 사회 디자인 협력기반을 확대했다. 또 부산의 주력산업과 디자인을 융합해 동반성장을 견인하고, 지역 디자인기업의 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특히 디자인기술 기반 선행디자인 연구로 ‘수중익형 선박디자인’ 개발을 추진하고, 전기추진 레저보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스타일 테크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시장창출과 디자인 콘텐츠의 확장 및 자산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진흥원은 부산다운 공공디자인 개발·확산과 시민역량 강화로, 시민이 행복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글로벌 디자인 도시 기반 마련을 위해 △관광안내 시설물 설치 및 정비 △유니버설디자인 기반조성 △지역 맞춤형 안심마을(CPTED) 조성 △도시미관 저해 건축물 디자인 개선사업 등을 추진했다.
부산시자치경찰위원회와 공동으로 범죄예방환경디자인 개선사업을 추진해 안전한 정주환경을 조성하고, 시민들의 범죄 불안감을 크게 감소시켰다. 또 부산 영도구종합사회복지관에 부산시 제1호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공공건축물을 조성했다. 복지관 이용객과 직원들이 참여한 시민공감디자인단 운영으로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복지관 주 출입구와 주차장 입구 및 2층 내부 공간 등을 어린이와 장애인, 노약자 등 보행약자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이 밖에 어린이 통학로 개선을 위한 리빙랩사업과 기장 한국야구박물관 어린이복합문화공간 조성, 인구감소 대응을 위한 공공디자인 개발, 연산교차로 문화 공간 조성 등 다양한 지역 현안에 대해 시민 주도 방식의 디자인으로 지역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한다.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장은 “지난 2월 부산시와 공동으로 세계디자인협회(WDO)에 ‘세계디자인수도(WDC)’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최근 WDO로부터 부산이 세계디자인수도 후보도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강 진흥원장은 “시민행복 디자인 구현과 디자인 문화 확산으로 부산시 주요 현안인 15분 도시를 구현하고 2028년까지 부산을 ‘세계디자인수도’로 최종 지정받게 하는 것이 목표이자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장 “디자인 매개로 소통… 경영혁신 이어져야”
“디자인은 사용자 만족과 함께 사회구성원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경험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부산시 디자인 기본방향과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동남권 디자인진흥정책을 총괄하는 부산디자인진흥원의 강필현(사진) 원장은 디자인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과거 디자인의 역할이 상품·재화·심리적 부분의 만족을 제공하는 ‘스타일’을 중시했다면, 오늘날엔 사회구성원을 위한 ‘혁신’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잔뼈가 굵은 디자인 전문가다. 혁신성장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디자인산업 육성과 공공·서비스디자인 정책 도입을 주도했다. 2021년 10월 제8대 부산디자인진흥원장으로 취임한 뒤 디자인 정책의 혁신과 함께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영국과 핀란드,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디자인을 산업(51%)과 사회(49%)에 비슷한 비중으로 적용해 디자인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공공부문의 혁신까지 주도하고 있다”며 “이제 부산을 비롯한 우리나라도 디자인을 통해 소통하고, 경영혁신 단계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미래시장 창출을 위해 부산지역 디자인기업을 육성하고 역량을 고도화하는 정책으로 부산의 산업과 사회를 혁신하는 ‘엔진’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경쟁역량을 갖춘 우수한 디자인기업과 디자이너를 보유하는 것이 글로벌 허브도시를 위한 첫 번째 정책과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강 원장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주환경을 체감할 수 있는 우수한 공공서비스와 공공 공간 및 기반을 디자인해 제공할 수 있는 사회혁신디자인 생태계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공감디자인단과 16개 구·군별 주거, 환경, 문화·여가, 보건복지, 안전, 교통(이동), 교육, 일자리 8개 부분에 대한 맞춤형 디자인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2022년 전국 최초로 디자인 주도의 산업·사회혁신 정책들을 도입하고, ‘서비스디자인기본조례’와 ‘디자인대가기준관련조례’ 및 ‘도시공공디자인혁신조례’를 잇달아 제정했다.
강 원장은 “현재 4%에 머물고 있는 부산의 디자인산업 비중을 30∼40%까지 끌어올리고, 2028년까지 부산을 ‘세계디자인수도’로 최종 지정받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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