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결승에 진출해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을 노린다. 토트넘의 결승전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다.
토트넘은 9일 노르웨이 노를란 보되의 아스프미라 스타디움에서열린 2024∼2025 UEL 준결승 원정 2차전에서 보되/글림트에 2-0으로 완승했다.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던 토트넘은 합계 5-1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토트넘은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를 합계 7-1로 대파한 맨유와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빌바오의 산마메스 경기장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6위로 쳐진 토트넘과 15위에 그치고 있는 맨유 등 자국 리그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내던 두 팀의 이른바 ‘폭망 더비’가 펼쳐지게 됐다.

무엇보다 토트넘이 결승에서 승리한다면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도 손에 넣는다.
이날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UEL 8강 1차전에서 발을 다친 여파로 이번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하는 등 7경기째 공식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EPL 4경기, UEL 3경기에 뛰지 못한 손흥민은 오는 주말 리그 경기를 통해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 역시 프로 무대와 국가대표팀을 통틀어 한 번도 성인 무대에서 우승한 적이없는 터라 UEL 우승 트로피가 간절하다. 손흥민은 독일과 잉글랜드에서 도합 15시즌을 뛰면서‘무관’에 그쳤다. 태극마크를 달고는 연령별 대회로 분류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게 손흥민의 유일한 우승 기록이다.
약체로 여겨졌으나 UCL 예선을 포함해 올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9승 1패의 홈 성적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킨 보되는 토트넘의 벽을 넘지 못하고 구단 사상 최고 성적을 낸 데 만족해야 했다. 후반 중반까지 팽팽한 경기를 펼치던 토트넘은 도미닉 솔란케와 페드로 포로의 연속골로 백기를 받아냈다. 솔란케는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문전에서 밀어 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24분에는 오른쪽에서 올린 페드로 포로의 크로스가 곧바로 골대로 빨려 들어가 행운의 추가골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 주심이 포로가 페널티지역에서 파울을 범했다는 판정과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으나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취소했고, 토트넘의 승리는 그대로 확정됐다.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또 다른 준결승 2차전에서는 맨유가 빌바오를 4-1로 물리쳤다. 1차전에서 3-1로 이겼던 맨유는 합계 7-1 대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선제골은 발바오가 넣었다. 전반 31분 미켈 야우레기사르의 중거리포로 그물을 흔들어 역전 드라마에 시동을 거는 듯했다. 그러나 맨유는 메이슨 마운트가 후반 27분 골 지역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 터닝슛으로 동점골이자 합계 4-1로 달아나는 골을 터뜨리면서 승리를 예감케 했다. 후반 34분 카세미루가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 득점을 올려 역전한 맨유는 후반 30분에는 스트라이커 라스무스 호일룬이 아마드 디알로의 컷백을 문전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해 추가골을 올렸다.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패스 실수를 틈타 마운트가 텅 빈 골문을 찌르는 장거리 슈팅을 날려 맨유의 결승행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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