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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22번 단일화 약속”… 김문수 “안 한다고 한 적 없다” 도돌이표 [6·3 대선]

입력 : 2025-05-08 21:09:18 수정 : 2025-05-09 00: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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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공개 담판도 ‘빈손’
양측, 단일화 시점·방법 접점 못 찾아
金 “자기는 입당 안 하고” 韓 “비하 표현”
金, 일주일 선거 운동 뒤 단일화 제안에
韓 “하지 말자는 얘기…시간 없다” 반박
韓, 지도부 지원설에 “논의한 적 없다”
회동 장소 주변선 지지자들 고성 오가

“왜 다 끝나고 나타나서 약속을 안 지키냐며 청구서를 내미느냐.”(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단일화는) 22번이나 김 후보가 약속한 일이다. 당장 오늘 저녁, 내일 아침에 하자.”(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김 후보와 한 후보가 8일 약 1시간 동안 ‘단일화 2차 담판’을 벌였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를 해야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시점과 방법에는 입장차만 확인한 채 ‘도돌이표 대화’만 반복한 것이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며 당 지도부와 한 후보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11일까지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주 앉았지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오른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에서 후보 단일화를 주제로 공개 회동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약 1시간 동안 공개적으로 대화를 이어갔지만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63분가량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옆 카페에서 1 대 1로 만나 단일화 관련 대화를 나눴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된 전날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로 진행됐다.

 

두 후보는 단일화가 되지 않는 이유를 서로에게 돌리며 ‘책임 공방’을 벌였다. 한 후보는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22번이나 저와 단일화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단일화를 제대로 못 하면 김 후보나 저나 속된 말로 ‘바로 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한번도 단일화 안 한다고 한 적 없다. 단일화의 첫번째 대상은 당연히 우리 (한 전) 총리님”이라며 “(한 후보가) 5월11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상당히 놀랐다”고 했다.

 

또 김 후보는 “한 후보는 어디서 오셔 가지고 저더러 빨리 단일화하자고 하는데 제가 (단일화를) 약속했으니 저에게 ‘단일화 안 하면 당신 책임’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고, 한 후보는 “책임이 있다.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김 후보가 단일화를 약속하고도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1주일 뒤에 (단일화를) 하자는 건 하지 말잔 얘기랑 똑같다고 본다”며 “당장 오늘내일 결판을 내자. 모든 방법은 당에서 하라는 대로 다 받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명령에 가까운 희망을 볼 때 (단일화를) 미루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시간이 없다. 어떤 절차도 어떤 방식도 좋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며 자신의 정당성을 부각했다. 김 후보는 “출마를 결심했다면 당연히 국민의힘 입당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 왜 안 들어오시고 밖에 계셨나”라며 “공식적으로 하자 없이 선출된 후보에 대해 이렇게 요구하는 경우는 전 세계 정당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는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로) 무도한 더불어민주당이 저를 탄핵해 87일 동안 직무정지를 했다. 그때 못한 통상 문제를 정리하고 지난 1일 사직하고 2일 출마선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 왜 안 들어오느냐고 하는 것은 정말 사소한 문제다. 단일화가 된다면 국민의힘에 즉각 입당하겠다”고 하자, 김 후보는 “(단일화가) 안 되면 안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한 후보 지원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한 후보는 “당 지도부와 논의한 적도 없고, 의원들 전화도 받지 않는다”면서 “당이 저와 무슨 얘기를 해서 진행하는 건 절대 그렇지 않다. 김 후보가 그렇게 말한다면 해당 행위”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가 한 후보를 향해 “자기는 입당도 안 한 정당에서”라고 하자, 한 후보는 “‘자기’라는 말은 비하같다. 그렇게 말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  뉴스1

두 후보는 회동을 시작할 때는 서로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국무위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총리님”이라며 덕담을 나눴고, 포옹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회동 내내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순서를 두고도 ‘서로 먼저 하라’며 20분가량 기 싸움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 등록도 안 한다는 후보와 단일화하라고 정당이 나서서 온갖 불법행위를 하는 건 역사상 없는 일”이라며 “(후보 교체 등) 당의 공식 후보를 해치는 행위는 엄중하게 문책하겠다. 몇 번씩 조사하고 경선을 해서 뽑은 사람을 바꾼다는 것은 정직하지 않고,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속 시원한 해결책을 드리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면서도 “단일화는 김 후보와 저 둘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요구고, 국민과 당원이 그 추동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1일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날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은 회동에 앞서 입구 양쪽에 도열해 ‘후보 등록 전 단일화’라는 손팻말을 들고 두 후보를 맞았다. 이들은 후보들에게 “오늘 결론을 내달라. 단일화 약속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또 두 후보의 만남이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되면서 후보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회동 내내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유지혜·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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