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견인하는 강력한 ‘성장 동력’…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할 최적의 조건 갖춰
“디즈니 글로벌 브랜드 파워, UAE 대규모 인프라 결합 상징적인 사례로 기록될 듯”
중동 지역 최초의 디즈니랜드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들어선다. 개장은 2030년부터 2033년 사이로 예정되어 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홍콩, 중국 상하이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 디즈니랜드가 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아부다비 도심에 디즈니랜드와 호텔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 리조트인 ‘아부다비 디즈니 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지난 7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 건설 계획 발표 이후 15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디즈니랜드 프로젝트다.
아부다비 디즈니랜드는 UAE의 대표적 관광지인 ‘야스섬(Yas Island)’에 들어설 예정이다. 야스섬은 이미 페라리월드, 워너브라더스월드, 중동 최초의 수족관 ‘시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가 자리잡은 곳으로, 연간 방문객 수는 3400만명에 달한다.
디즈니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각지의 관광객을 아부다비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1048만명의 부유한 산유국인 UAE는 중동의 항공·물류 허브로 성장해왔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경유지로 각광받고 있다.
아부다비 자이드 국제공항과 인근 두바이 알막툼 국제공항의 연간 이용객 수는 약 1억2000만명에 달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인근 아랍 국가에서도 디즈니랜드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중동 지역은 중위연령이 22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인구 비중이 높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컴퍼니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랜드 아부다비는 디즈니의 상상력과 에미리트의 정체성이 융합된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며 “세계의 교차로인 이곳에서 디즈니 캐릭터와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디즈니랜드는 기존에도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관광 산업을 견인하는 핵심 시설로 기능해 왔다.
1983년 일본 도쿄 지바현 우라야스시에 문을 연 ‘도쿄 디즈니랜드’는 개장 첫해 993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연간 방문객 수가 29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디즈니랜드 유치로 인해 우라야스시는 낙후된 지역에서 부유한 도시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2016년 6월 16일에는 중국 상하이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개장했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개장 후 7년간 누적 방문객 수는 1억1300만명을 돌파했다. 이로 인해 615억위안(약 11조7400억원)의 관광 수입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도 디즈니랜드 유치를 추진한 바 있다.
2003년 정부와 서울시는 과천 서울대공원 부지를 후보지로 선정하고 디즈니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개발제한구역 등 각종 규제로 인해 무산됐다.
이명박 시장 후임인 오세훈 당시 시장은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며 지속적인 협상을 언급했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아부다비의 디즈니랜드 유치를 단순한 테마파크 건설을 넘어, 중동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디즈니랜드는 단순한 놀이공원을 넘어,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강력한 성장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간 수천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갖춘 만큼, 도시 전체의 관광·유통·부동산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아부다비는 인구는 많지 않지만, 글로벌 항공 허브로서의 기능을 갖춘 도시”라며 “세계 각지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30년대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디즈니의 세계적 브랜드와 UAE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관광 전략이 결합된 상징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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