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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최종 계약 제동…향후 법적 절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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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7 00:21:56 수정 : 2025-05-07 00: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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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법원이 6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 간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최종 계약에 제동을 걸면서 ‘서명’만 남았던 것으로 여겨지던 최종 계약의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명식 파견 대표단은 귀국할 듯

 

체코 현지 언론과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은 이날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지난 2일 제기한 소송에 대해 한수원과 발주사인 CEZ의 자회사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 간의 최종 계약 서명을 중지하라는 내용의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한수원과 CEZ 측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 최종 계약 금지 명령이 이번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유효하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양국 정부·의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프라하에서 열릴 예정이던 최종 계약서 서명식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정부는 이번 계약이 유럽으로의 첫 원전 수출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해 대규모 특사단을 보낸 상황이다. 체코 법원 결정이 난 시점에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미 체코에 도착한 상태였으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프라하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 탑승 중이었다. 우리 정부는 서명식 행사에 안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강인선 외교부 2차관, 김성섭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을 특사단으로 파견한 상태다. 체코 현지에 도착한 우리 정부·국회 대표단과 황주호 사장 등 한수원 관계자들은 7일 서명식 행사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곧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과 막판까지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을 놓고 경쟁했던 EDF는 지난해 7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하자 체코 경쟁 당국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항소하는 등 한수원의 사업 수주를 끈질기게 문제 삼고 있다. 체코 경쟁 당국이 항소마저 기각하자 EDF는 최근 체코 법원에 공식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DF는 체코의 공공 조달 입찰 절차와 한수원의 계약 이행 불능, 보조금 규정 위반 등을 주장하며 한수원의 사업 수주에 문제가 있다고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소송과 관련해 EDF가 어떤 부분을 문제 삼고 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체코 당국, 항소 검토

 

EDF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체코 당국은 한수원을 두코바니 신규 원전 최종 사업자로 선정한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DF가 경쟁 당국에 이의제기하면서 계약이 늦어졌던 것처럼 이번에도 법원 소송절차로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겠지만, 한수원과의 최종 계약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CEZ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입찰이 공정하게 진행됐으며 한수원의 제안이 EDF보다 유리했다고 재차 밝혔다.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 역시 EDF의 항의를 기각한 기존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UOHS 관계자는 외신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절차적 결정일 뿐이며, 사건의 실질적 내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우리 판단이 옳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브르노 지방 법원이 이날 법원 결정에 대해 최고행정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법적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이다. CEZ 등 체코 당국 역시 본안 소송에 앞서 이날 가처분 결정에 대한 항소에 나설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처분 결정에 대한 항소와 함께 EDF가 제기한 본안 소송이 ‘투 트랙’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최고행정법원에서 가처분 결정에 대한 항소가 받아들여지거나 본안 소송이 신속히 진행돼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다시 양국 간의 최종 계약 서명식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CEZ는 이날 법원이 본안 소송에서 CEZ의 입장을 인정하는 경우 (EDF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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