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위해 병원에 불 지르려다 미수 그친 20대 입원 환자 ‘징역형’ [사건수첩]

대구의 한 정신병원에서 탈출하기 위해 병원에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1부 이영철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특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4)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대구지법

A씨는 지난 2월 6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병원에서 일회용 가스라이터를 이용해 침대 매트리스에 불을 붙여 건물을 불태우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오랜 기간 입원 치료로 답답함을 느껴 병동 이동 또는 외출 등을 병원 측에 지속해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이를 거절당하자 강제 퇴원을 당하기 위해 병원에 불을 지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대구구치소에 수감 중 한 재소자와 시비가 붙어 수십차례에 걸쳐 둔기를 휘두른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에서 강제 퇴원을 당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건물에 방화를 시도했고 자숙하고 규율을 지켜야 하는 구치소 내에서 폭행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점, 화재가 조기에 진화돼 방화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