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찾은 울산 울주군 울산역. 대합실에 있는 TV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관련 재판 뉴스가 쉴 새 없이 방송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40대 김모씨는 “난 국민의힘 지지자이지만, 이번엔 절대 국민의힘 후보를 찍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 아무리 잘못했어도 계엄은 아니지 않느냐”며 “(계엄은) 하면 안되는 것이었고, 이후 (윤석열) 대처도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철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울산이지만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민심은 빠르게 보수 정당에게 고개를 돌리는 분위기다. 울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KTX를 타려던 박모(52)씨는 “계엄 때문에 국격이 떨어지고 나라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싫긴 하지만 (국민의힘을) 채찍질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선에선 이재명을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2022년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을 찍었다’는 박씨 직장동료는 “(이번에) 국민의힘 후보를 뽑고 싶어도 뽑을 만한 후보가 안보여 고민”이라며 “유승민씨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왔더라면 한 표를 던질 후보가 있었을텐데 (유 후보가 경선 불출마를 선언해)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본선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울주군 언양시장의 한 두부가게에선 가게 주인과 손님이 국민의힘 후보들을 놓고 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두부가 든 검은봉투를 들고 있던 박모(67)씨는 ‘대선에서 누구 찍겠느냐’는 기자 질문에 “한동훈(전 법무부 장관)이 딱 맞는 것 같다. (정치브로커) 명태균 관련해서도 한 대표는 엮인 게 없는 것 같고 다른 후보로부터 책 잡힐 부분도 안보인다”고 말했다.
두부가게 주인은 “한동훈은 정치경험이 짧아서 안된다. 홍준표(전 대구시장)가 경험이 많으니 (한 후보보다는) 잘 하지 않겠느냐”고 핀잔을 놨다. 가게주인은 “홍준표가 경남도지사도 했고, 대구시장도 하지 않았느냐”며 “일도 제법 잘 한 거 같고, 나라 맡겨두면 잘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로 옆에서 이들 대화를 듣던 70대 채소 상인은 “누가 됐든지간에 대통령이 빨리 뽑혀야 나라가 안정되지 않겠나”라며 “하도 나라가 뒤숭숭하니 장사도 안된다”고 혀를 찼다.
울산지역 대학생들 역시 양당 본선 후보 및 대선 결과가 최대 관심사였다. 울산대 앞 상가에서 만난 20대 울산대 학생은 “민주당도, 국민의힘 후보도 싫다”며 “무소속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 아니면 취업 약속 같은 실질적인 공약을 앞세운 새정당 후보가 나오면 지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고향이 대구인데, 부모님은 무조건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난 생각이 반대”라며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게 나라 발전을 위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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