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책 불확실성 확대·경기 둔화 우려
S&P 11% 곤두박질… 유럽도 9%나 ‘뚝’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에 내림세 안 멈춰
관세 표적 中 상하이지수 1.3% 하락 그쳐
中 공급망 대체재 주목 印 주가 7.3% ‘쑥’
“印 올해 7% 성장 전망” 시장 기대 집중
미국발 ‘관세 쇼크’로 선진국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반면 신흥국 주가는 격랑 속에서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도 등은 관세 표적이 된 중국 공급망의 대체재로 주목받으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 중이어서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서 미국이 예상보다 강한 수준의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최근 선진국 주가가 상당폭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 2월 말 5955에서 지난 18일 기준 5283까지 672포인트(-11.3%) 하락했다. 유럽도 만만치 않은 타격을 받으면서 같은 기간 스톡스(STOXX) 600지수는 557에서 506까지 9.1%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만7156에서 3만4730까지 6.5% 떨어졌다. 독일 DAX, 영국FTSE100도 같은 기간 각각 6%, 6.1%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상대로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S&P500은 전 거래일보다 124.50포인트(-2.36%) 내린 5158.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415.55포인트(-2.55%) 내린 1만5870.9에 급락 마감했다.
한은은 “미국은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확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미국 예외주의(미국 경제만 독주한다는 믿음)’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유럽은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일본은 여기에 더해 최근 엔화 강세가 수출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 관세 정책에 속절없이 흔들린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 주가는 비교적 선전했다. 인도의 대표적인 지수인 센섹스(SENSEX)는 지난 2월 말 7만3198에서 지난 18일 7만8553까지 5355포인트(7.3%) 오르며 주요 신흥국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브라질 증시 벤치마크 보베스파(BOVESPA)도 같은 기간 12만2799에서 12만9650로 5.6% 상승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ALSH지수는 8만5943에서 8만9487로 4.1%, 인도네시아 IDX는 6271에서 6438로 2.7% 각각 올랐다.
다만 관세 표적이 된 중국은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SHCOMP)가 1.3% 하락했다. 중국은 이달 초 18년 만에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A’로 하향 조정당하기도 했다.
특히 인도는 정부의 제조업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중국을 대체하는 공급망이 활성화되면 핵심 수혜국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인도 증권예탁원(NSD)에 따르면 지난달 15∼31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통신·의료·전력 등 내수 기반 업종을 순매수했으며, 특히 금융주를 1585억5000만루피(약 2조6461억원)어치 사들였다. 내수 중심 경제라 대미 수출 비중이 작은 점도 관세전쟁 국면에서 강점이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인도 경제가 올해 6.5∼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모건은 “인도 증시 상승은 제조업 성장, 인구학적 요인, 산업 친화적 정책 등으로 인도 경제가 고속 성장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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