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주년 때도 “평화의 예언자 되라” 당부
베드로 대성전에 亞 첫 김대건 신부 성상 설치
2027년 청년대회 한국 방문 뜻 이루지 못 해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한국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직접 한국 땅을 밟기도 한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했다.

2014년 한국 땅을 밟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청와대에서 만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고 했고, 청와대 연설에선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게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당시 미사 강론에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을 향해 “죄지은 형제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2023년 7월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선 “평화의 예언자가 되라”고 한국인들에게 당부했고, 2019년 신년 연설에서도 “한반도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들이 도착하고 있다”며 남북의 화해에 대한 희망을 표현했다.


그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2023년 9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을 설치하면서도 드러난다. 아시아 성인의 성상이 설치된 건 이때가 처음이다.
교황은 2027년 세계청년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발표하며 한국 청년들과의 만남을 기대했으나, 선종함에 따라 그 꿈을 이루진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2014년 방한 당시 서울공항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직접 만나 손을 잡고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당시 꽃동네 낙태 희생자 묘지를 찾아 기도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약자 보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타 종교와의 화합에도 관심을 뒀다. 그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등 한국의 12개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형제들로 서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고 당부했다.

88세를 일기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12월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으며, 2013년 3월 교황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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