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 NC전 7이닝 호투로 승리
선발 5명·마무리 김서현 물 올라
노시환·채은성 중심타선도 활력
새 구장 첫 가을야구 기대감 ‘업’
KT 고영표, ‘무사사구 완봉승’
프로야구 한화는 시즌 첫 16경기를 치른 지난 10일만 해도 6승10패에 그치며 키움과 공동 9위로 순위표 바닥에 있었다. 새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개장에 맞춰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128억원을 쏟아붓는 등 적극적인 투자로 상위권을 노린 2025시즌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올해도 가을 야구는커녕 하위권 탈출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한화팬들의 한숨 소리도 하나둘 늘어갔다.
그랬던 한화가 최근 7연승을 달리는 반전 드라마를 쓰자 팬들 한숨도 환호로 바뀌고 있다. 한화는 20일 대전 NC전에서도 선발투수 코이 폰세의 7이닝 1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 역투와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노시환의 활약 등에 힘입어 7-1로 완승했다. 한화는 14승11패로 선두 LG와 5경기 뒤진 2위에 올랐다. 3위 KT, 4위 롯데와는 0.5경기 차로 치열한 2위권 경쟁 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한화 상승세의 바탕은 탄탄한 선발진을 앞세운 안정된 마운드다. 7연승 동안 선발투수들이 모두 승리를 챙겼다. 연승의 시작이었던 13일 대전 키움전 문동주(6이닝 1실점 비자책)부터 15~17일 문학 SSG전 폰세(7이닝 무실점), 라이언 와이스(6이닝 2실점), 류현진(5.1이닝 2실점), 18일 대전 NC전 엄상백(5이닝 4실점)에 이어 다시 19일 문동주(5이닝 2실점)와 20일 폰세까지 선발투수들이 모두 제 몫을 다했다. 한화가 선발 7연승을 거둔 것은 2001년 4월7일 대전 SK전~4월14일 청주 해태전 이후 24년 만이자 날짜로는 8772일 만이다.
선발진의 호투에 젊은 마무리 김서현을 앞세운 불펜진도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시즌 개막 당시 마무리였던 주현상이 부진하면서 흔들렸던 한화는 직구 평균구속이 시속 150㎞가 훌쩍 넘는 영건 김서현을 새 소방수로 낙점했다. 김서현은 이번 시즌 12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가며 5세이브 1홀드로 철벽 마무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빈타에 허덕이던 타자들이 각성한 듯 맹타를 휘두르게 된 것도 결정적인 승리 요인이다. 야구가 아무리 ‘투수놀음’이라고 해도 점수를 내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막 후 10일까지 한화의 팀 타율은 0.197로 심각했다. 베테랑 채은성은 물론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 등 주축 타자들의 방망이는 공기만 가르거나 빈약한 타구를 만들 뿐이었다.

하지만 노시환이 20타점으로 타점 1위에 올라 있는 데다 1할8푼대 타율이었던 채은성과 플로리얼이 살아나 각각 타율을 0.295와 0.280까지 끌어올리며 중심타선의 무게감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플로리얼은 찬스에 강한 모습으로 18타점을 올려 이 부문 공동 4위에 자리 잡았다. 3년 차 문현빈(0.320)도 공격의 활력소다.
아직은 한화가 언제까지 높은 경기력을 유지하며 선두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LG를 제외하고 2위부터 10위까지의 승차가 6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 초접전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타 모두에서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아가자 팬들은 올해 새 야구장에서 한화의 가을 야구를 지켜볼 날이 올 수 있다는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한편 KT 선발투수 고영표는 이날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전에 9이닝 3피안타 7탈삼진으로 팀의 5-0 승리를 이끄는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올 시즌 완봉승은 LG 임찬규에 이어 두 번째이자 고영표 개인으로는 다섯 번째다. 특히 무사사구 완봉승은 역대 141번째이자 개인 세 번째 달성이다. SSG는 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수확한 최준우의 활약 덕에 LG를 홈에서 9-3으로 꺾고 6연패를 벗어났다. 롯데는 대구에서 삼성에 4-3으로 이겼고, KIA는 두산에 6-2로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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