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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직격탄’ 애플 주가 19% ‘뚝’… 갈수록 커지는 ‘T공포’ [관세전쟁 후폭풍]

입력 : 2025-04-08 18:48:40 수정 : 2025-04-08 23:25:04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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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각계 우려 확산

블룸버그 “닷컴 버블 후 최악 하락”
테슬라도 관세 발표 후 추락 지속

‘관세 90일 유예’ 오보에 시장 동요
백악관 “가짜뉴스” 발표 뒤 또 급락
아우디는 美 도착 차량 출고 보류

WP “머스크, 관세정책 만류 실패”
관세 근거 논문 저자 “잘못 해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T(tariff·트럼프의 관세)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관세 90일 유예’ 오보가 나와 한때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오가며 요동쳤으며, 90%의 기기를 중국에서 조립 및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은 다른 기술주들이 반등하는 가운데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 각계의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뉴욕 5번가의 애플 스토어에 애플 간판. AP연합뉴스

관세 발표 후 첫 월요일인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른 대형 기술주들이 반등에 성공한 것과 달리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67% 내린 181.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호관세 발표 직후인 3일 9.2%, 4일 7.29% 급락한 데 이어 애플 주가는 최근 사흘간 19%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00년 초)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3거래일 하락세”라고 전했다. 애플 주가가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아이폰 등 주요 기기 생산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주말 내내 관세 부과 전에 아이폰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으로 몰려갔다. 이른바 ‘패닉 바잉’(불안감에 의한 사재기)이다. 관세 부과 후 최신 모델인 아이폰16 프로맥스 가격이 최대 350달러(약 51만5000원)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탓이다.

 

테슬라 주가도 전일 대비 2.56% 내렸다. 관세 발표 이후 3일엔 5.47%, 4일엔 10.42% 하락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내가 대화를 나누는 대부분 CEO는 우리가 현재 경기침체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것”이라며 미 증시 하락세가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관세 발표 이후 3거래일 연속 급락세로 개장했다. 하지만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에 90일간 상호관세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오보가 나온 뒤 3대 지수는 무서운 속도로 반등했고, 특히 나스닥지수는 10여분 사이 장중 저점과 비교해 상승폭이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가짜뉴스’임을 공식 확인하면서 3대 지수는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보 소동으로 이날 오전 장중 2조4000억달러(350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불어났다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유럽 증시도 이날 트럼프발 관세 충격과 경기침체 우려에 4∼5 하락했다.

순식간에 불어났다 사라진 시총 2조4000억弗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업무를 보고 있다. 뉴욕 증시는 이날 미 행정부가 90일간 상호관세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오보 소동으로 장중 2조4000억달러(350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불어났다가 사라졌다. 뉴욕=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시장을 안심시키려 애쓰고 있다. ‘관세 책사’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은 현재 바닥을 찾는 노력을 하는 중”이라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세가 한 달 안에 이뤄질 것이고, 침체에 관한 모든 논의는 어리석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는 고율관세 부담에 최근 미국에 도착한 차량 출고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는 자동차 품목관세가 발효된 지난 3일 이후 하역한 차량을 항구에 묶어두고 일단 미국 내 기존 재고 차량을 먼저 판매할 예정이다.

 

미국 내 기업계, 경제 전문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머스크 CEO가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정책을 만류하고 나섰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머스크는 5일에는 자신 소유 소셜미디어인 엑스(X·옛 트위터)에 관세전쟁을 주도한 나바로 고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홈디포 공동창업자이자 공화당의 오랜 후원자인 켄 랭고니도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멘토로 알려진 스탠리 드러켄밀러,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관세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상호관세율 산정의 근거로 제시한 논문의 저자인 브렌트 니먼 시카고대 경영대학원(MBA) 교수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논문을 완전히 잘못 해석했다는 내용의 글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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