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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재명, 한국서 가장 위험"…김계리 "계몽됐다" [금주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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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02 10:50:00 수정 : 2025-03-02 10:41:03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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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재명, 한국에서 가장 위험”…이재명, 한동훈 겨냥 “개눈엔 뭐만 보여”
법원장·감사원장 출신 최재형, 고교 친구에게 “윤 대통령 탄핵은 불가피”
”홍장원·곽종근 진술 큰 틀에서 믿을 만해”, ‘탄핵 기각’에 열 올리는 국민의힘과 지지층에 찬물 끼얹어
‘윤석열 지킴이’ 김계리 변호사 “저도 계몽됐다”…‘12·3 비상계엄은 계엄령 아닌 계몽령’이란 윤 대통령 지지층 논리 옹호
‘금주의 말말말’은 최근 논란이 된 사안과 관련해 관심을 끈 주요 인사 발언 등 화제가 됐던 말을 골라 소개합니다. 해당 발언에 동의·지지하는 입장이거나 그 반대 입장이거나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편집자 주>

 

◆한동훈, “이재명, 한국에서 가장 위험”…이재명, 한동훈 겨냥 “개눈엔 뭐만 보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뉴시스

헌법재판소가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하고 숙의에 들어간 가운데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의 몸풀기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 중 윤 대통령 지지층과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로부터 ‘배신자’ 손가락질을 받으며 두 달여 전 사퇴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린 동시에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물어뜯어 눈길을 끌었다. 

 

26일 출간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라고 직격한 것. 그는 책에서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며 “이재명 정권 탄생을 막기 위해서 계엄의 바다를 건너자”고 주장했다. 압도적인 의석 수로 입법부를 장악한 이 대표에게 대권까지 쥐여 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보수 결집은 물론 조기 대선 시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에게 ‘이재명 견제 심리’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의 노골적인 비난 공세에 이 대표와 민주당은 발끈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이 입장을 묻자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것이고,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 한 전 대표를 개에 빗대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저서 '한동훈의 선택 - 국민이 먼저입니다' 발간일인 2월 2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이 책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 비서실장인 이해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동훈이 책을 썼다길래 내용이 궁금했는데,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몰상식하다 못해 정신 나간 막말을 늘어놓았다”며 “한동훈은 ‘입벌막’(입만 열면 막말)으로 데뷔를 하려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추미애 의원도 한 전 대표를 ‘상식과 법치를 조롱했던 윤석열의 법률집사’와 ‘검찰 쿠데타 동업자’라고 지칭하며 “속죄부터 하기 전에, 이재명 상대로 막말 한다고 용서 되나, 그런다고 용이 되나”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저서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한 것과 관련해 ”힘들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것은 나에게도 굉장히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 윤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고 한 것. 그러면서 “탄핵으로 인해 마음 아픈 분들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민다. 당과 보수, 대한민국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판단했지만, 매우 고통스러웠다. 비판은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한 전 대표는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어리석음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 확정이 그리 멀지 않은 상황이었고, 시간은 우리 편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일(비상계엄 선포)을 한 것인지 안타깝고 답답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행한 폭거들로 인해 대통령이 느꼈을 좌절감과 국가의 미래에 대한 우려에 대해 공감한다. 내가 어느 누구보다 더 공감한다”면서도 “이 모든 문제는 정치와 사법 시스템으로 풀어야 할 일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민주당의 폭거가 극심했다 하더라도 그걸 비상계엄으로 일거에 해결하려는 의도가 대통령 담화에서 드러난 이상 이 계엄은 위헌·위법이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지금도 계엄을 막으려 한 나를 배신자라고 부르는 프레임 씌우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계엄을 막은 당이어야 한다. 계엄을 옹호한 당이 돼서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법원장·감사원장 출신 최재형, 고교 친구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불가피”…”홍장원·곽종근 진술 큰틀에서 믿을 만해”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다수 의원은 물론 강성 우파와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내란죄와 무관하다며 ‘탄핵 불가’를 외치는 상황에서 판사 출신으로 감사원장을 지낸 같은 당 최재형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탄핵은 불가피하다”며 찬물을 끼얹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고등학교 동문으로부터 받은 문자에 자신이 한 답변이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국민의힘 최재형 전 의원. 연합뉴스

고교 동문이 보낸 문자에는 ‘헌법재판소에서 청구인 측 주요 증인들의 진술이 거의 가짜임이 드러나고 내란 프레임도 성립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 당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도 보수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최 전 의원은 친구에게 “OO야 반갑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위협을 감지한 많은 국민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패배주의에 젖어있던 보수의 각성과 결집을 가져온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구국 결단이라고 하더라도 군 병력을 국회에 진입시키고, 국회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발령한 것만으로도 중대하고 명백한 헌법과 법률 위반에 해당된다”며 “결코 원하는 바는 아니지만 탄핵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경우에도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권력자도 대화와 협력을 통한 정치력을 발휘해 나라를 이끄는 어려운 길보다 군 병력을 이용한 비상조치라는 손쉬운 수단을 사용하려는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게 되고 우리 정치는 1960년대로 퇴행할지도 모른다”고. 

 

최 전 의원은 오랜 법조인 경력에 미뤄 볼 때 헌재의 탄핵 인용 가능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나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진술이 지엽적인 사실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부분이 있지만 큰 틀에서 일관성이 있고 믿을 만하다”고 했다. 그는 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 병력을 진입시킨 것이 ‘계몽령’이고 부정선거 때문이라는 (윤 대통령) 주장은 다수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보수 세력까지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최 전 의원의 답변에 친구는 “고맙다”고 하면서 “오늘도 아내와 함께 광화문으로 나간다. 보수가 아직 궤멸되지 않았다고 소리치기 위해서”라는 입장을 회신했다고 한다. 

 

◆‘윤석열 지킴이’ 김계리 변호사 “저도 계몽됐다”…‘12·3 비상계엄은 계엄령 아닌 계몽령’이란 윤 대통령 지지층 논리 옹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호인단 중 단연 주목받은 인물은 ‘12·3 비상계엄은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라는 윤 대통령 지지층과 극우 세력의 논리를 두둔한 김계리 변호사(41·사법연수원 42기)다.

 

특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해 “저는 계몽됐다”고 한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계몽이란 ‘지식수준이 낮거나 인습에 젖은 사람을 가르쳐 깨우친다’를 뜻하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계엄 선포가 국민을 깨워 거대 야당 민주당의 폭거를 알아차리게 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윤석열 대통령 측 대리인단 김계리 변호사가 2월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피청구인 변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변호사는 지난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마지막(11차) 변론 기일 당시 대통령 측 첫 종합변론 주자로 나서 “저는 14개월 딸아이를 둔 아기 엄마로 계엄 당일 육퇴후(육아를 마친 뒤) 소파에 누워 있다가 계엄 선포를 보고 바로 법조문을 확인했다”며 변론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왜 이번 탄핵 심판 변호인단에 합류했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제가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이 저지른 패악을 일당 독재의 파쇼 행위를 확인하고 아이와 함께 하려고 비워둔 시간을 나누어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됐다. 저는 계몽됐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27일 페이스북에 “제가 법정 외에서 하는 발언들이 헌재 결정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몹시 저어된다”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28일)에서 연설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인신문 집중한다고 눈 뜨는 것도, 제가 머리를 푼 것도, 웃는 것도 별게 다 시비가 되고 비아냥거리는 판국이라 그냥 시비거리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전남도와 전남지역 국회의원,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들은 이 사건 진상보고서 작성 기획단에 포함된 김 변호사를 성토하고 해촉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 등 전남 동부권 국회의원들과 여순사건 유족회 대표들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변호사 해촉 및 진상보고서 작성 기획단 재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 변호사는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변론을 맡아 ‘국회 봉쇄는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비상계엄 조치를 ‘국민을 깨우기 위한 계몽령’이라고 표현했다”며 “여순사건이 특정 정치적 입장에 의해 왜곡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여순사건은 1948년 발생한 대한민국 최초 비상계엄의 역사인데도 그 진상 보고서를 작성하는 기획단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변호사가 포함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변호한 인사가 여순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충돌이자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김 변호사 등 단원을 즉각 해촉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을 갖춘 전문가로 기획단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군인 일부가 제주 4·3사건 진압 출동을 거부하고 봉기한 사건으로, 당시 수많은 민간인이 경찰과 진압군에 희생됐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28일 성명을 내고 “반(反) 헌법적 발언을 일삼은 김 변호사를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에서 즉각 해촉하라”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정치권에서도 극우 성향 인사들이 주도하는 보고서는 왜곡된 결과물을 낳을 것이라며 기획단 전원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획단 전원을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갖춘 전문가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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