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황방산 두꺼비 이삿길 우리가 책임져요”

입력 : 2025-02-26 06:00:00 수정 : 2025-02-25 19:28:52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울산 중구, 시민 30명 봉사단 발족
저류지서 알 낳은 뒤 새끼와 이동
로드킬 위험 커 안전한 이동 도와

황방산 두꺼비들의 봄 이삿길을 책임지는 ‘두꺼비 봉사단’이 등장했다.

울산 중구는 28일 지역 최초로 ‘황방산 두꺼비 봉사단’을 발족하고 활동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봄 울산 중구청 직원 등이 새끼 두꺼비들의 이사를 돕고 있다. 울산 중구 제공

황방산 두꺼비 봉사단은 지난달 모집을 시작해 20~60대 울산시민 30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3월부터 6월까지 황방산에 살고 있는 두꺼비 서식 실태와 이동경로를 조사하게 된다. 두꺼비들의 산란 이후인 5월쯤엔 안전한 이사를 위한 활동도 하게 된다. 두꺼비들이 도로로 나가지 않도록 돕고, 길을 잃은 새끼 두꺼비들을 산으로 가는 길목으로 옮기는 일 등이다. 하루 4시간 이상 봉사한 단원들에겐 교통비 명목으로 1만원의 활동비가 지급된다.

중구는 2018년부터 매년 황방산 두꺼비들의 이사를 돕고 있다. 두꺼비들은 황방산에 살다가 매년 2∼3월 산에서 내려와 300m쯤 떨어진 장현저류지로 내려와 알을 낳는다. 암컷 1마리당 1만여개를 산란한다. 알에서 깬 새끼 두꺼비들은 60∼70일 동안 자라, 몸길이가 2~3㎝로 커진 5∼6월이 되면 황방산으로 이사한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 수천 마리가 일제히 이삿길에 오른다.

이삿길은 위험천만하다. 장현저류지와 장현천 사잇길을 지나 황방산으로 가야 하는데, 조금만 길을 벗어나면 도로여서 자동차에 치어 죽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중구는 지난해 말 사업비 4억5000만여원을 투입해 장현저류지 둘레에 안전한 이삿길로 유도하기 위한 생태통로(길이 31m), 울타리(435m) 등을 설치했다.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진 장현저류지와 저류지와 맞붙은 장현천 사이 도로에 차량 통행을 막고, 두꺼비 보호를 도와달라는 현수막까지 내건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두꺼비는 중구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존재로, 적극 보호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생태계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
  • 임윤아 '심쿵'
  • 김민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