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이어온 후지야서점 영업 마무리
독서인구 감소·온라인서점 발달 타격
매출 반토막… “더 이상 영업 불가능”
손님들 “있는 게 당연한 곳이었는데…”
1898년 개업한 니타카도서점에 이어
57년 된 오사마서점도 ‘역사 속으로’
日 지자체 256곳 도서관·서점 ‘전무’
복합문화공간 변신 등 자구책 안간힘
20일 일본 도쿄 메구로구 지유가오카역 인근 도로에는 후지야서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흔치 않은 모습인지라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 서점 안은 책을 고르는 손님들로 제법 북적였다. 카운터 앞에는 10명 정도가 줄을 섰다. 계산을 마친 한 손님과 직원 간에 “그간에 감사했다. 수고했다”, “건강하시라”라는 인사가 오갔다.
1923년에 창업한 후지야서점은 이날 영업을 마무리했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를 이어 온 102년 역사의 노포 서점이 사라짐에 직원이나 손님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다. 후지야서점의 마지막 영업은 책과 멀어지며 서점의 입지가 날로 좁아지는 일본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후지야서점은 지난달 8일 폐점 방침을 알렸다. “필사적으로 버텨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다 앞으로를 전망하기 힘든 출판 불황으로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몇 년간 매상은 가장 많았을 때의 절반 정도였다. 노력을 했지만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여름 폐점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단골손님들은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고 했지만 서점 측은 “있는 게 당연한 건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전통 있는 노포서점의 폐업은 후지야서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사히에 따르면 1898년 문을 연 니타카도서점이 125년간의 영업을 2023년 중단했다. 지난해에는 1967년 창업한 오사마서점이 문을 닫았다. 후지야서점이 폐점 공지에서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다른 노포서점에 대한 응원을 당부한 것은 이런 상황 때문이다. 후지야서점은 1928년, 1932년 각각 창업한 교분도서점, 야쿠모도서점이 “동네서점으로서 고생을 하면서도 힘을 내고 있다.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출판대국임을 자부하는 일본이지만 후지야서점 같은 노포를 포함한 서점의 위기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도서관협회, 출판문화산업진흥재단의 지난해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일본 전국 1718개 시정촌(市町村: 기초자치단체) 중 15%에 해당하는 256개 정촌은 서점, 공공도서관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2022년 기준 247곳에서 다소 증가한 수치다. 요미우리는 “2003년 2만880곳이던 서점은 2023년 1만918곳으로 20년 만에 거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인터넷 서점의 등장,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한 독서 시간 감소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위기에 직면한 서점들은 자구책을 모색 중이다. 대형서점인 쓰타야서점이나 헌책방이 몰려 있는 도쿄 진보초 북센터는 서점을 책을 파는 곳으로 한정하지 않고 커피숍, 갤러리, 쇼핑몰, 강연장 등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일본 정부도 서점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경제산업성은 ‘서점진흥 프로젝트팀’을 설치했다. 서점진흥을 위한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비효율적 유통망 개선, 점포 운영 관련 디지털 기술 도입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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