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윤 대통령의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윤 대통령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측이 줄곧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번 사건 관련 수사권이 없다고 주장해 온 가운데, 수사의 적법성 논란도 일정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법은 31일 내란 수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을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사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으며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윤갑근 변호사는 전날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이라며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는데, 법원은 윤 대통령의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성립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종적인 혐의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기소 후 법원이 내린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은 실체적 요건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검토하고 출석 불응 같은 형식적 요건을 많이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기 때문에 실체적 요건은 (체포영장을 청구하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지만, 체포영장이 발부된 후 사후 구속영장 청구가 되지 않은 채 석방되고 무혐의 처분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권도 일단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공수처의 출석 요구와 체포영장 청구가 모두 불법이며, 법원은 이를 각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반면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와 ‘직접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이번 사건을 기각하거나 각하하지 않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을 보면, 법원은 “불법 수사”라는 윤 대통령 측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공수처에 적법한 수사권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의 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과 경찰로부터 윤 대통령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피의자 조사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세 차례 소환을 통보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우편으로 온 출석요구서 수취를 모두 거절했고, “수사보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우선”이라며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소환통보에 불응했다. 이에 공수처는 전날 0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다.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의 시한은 1월6일까지인 만큼 공수처와 경찰이 꾸린 공조수사본부는 빠른 시일 내에 윤 대통령 체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을 체포할 경우 공수처는 검찰로부터 전달받은 김 전 장관의 진술조서와 군 관계자 조사 내용 등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지키는 대통령경호처가 집행을 막는 등 체포영장 집행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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