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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과서로 수업?… "인터넷 중독만 키울라" 찬반 팽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슈팀

입력 : 2024-10-30 22:00:00 수정 : 2024-10-30 23: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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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학교 현장 도입... 교육격차 완화 장점
"청소년기 인지발달 저해" 우려도 만만찮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의 최종 발표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AI 교과서의 실효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정부는 AI 교과서가 학생들의 취약점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취지로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일각에서는 디지털 기기 노출 시간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크고 학습 부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효과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부터 초·중·고교 일부 학년, 일부 교과목에 AI 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영어·수학·정보 교과 등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국어·사회·역사·과학·기술·가정 등 전 과목으로 AI 교과서를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146종의 AI 교과서에 대해 11월29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AI 교과서, 맞춤형 학습 장점

 

교육부는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취약 부분을 반복해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보고 있다. AI 교과서의 도움으로 학생은 스스로 학습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문제점에 대한 최적의 학습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교사와 학부모 역시 학생의 수학 능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학생에 대한 분석 결과를 교사와 학부모가 수시로 확인해 수업을 설계하고 교육할 때 학생에 명확히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과 환경에 따른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AI 교과서는 실시간으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있고, 교사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AI를 통해 학습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과의존을 해결하기 위해 공교육의 차원에서 스마트기기 활용법을 숙지시킬 기회라는 점도 찬성 측 입장이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것을 학교에서 제대로 배워 인터넷 중독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나주범 교육부 차관보가 지난 4월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역량 강화 지원방안’ 브리핑을 열고 교사들의 디지털교과서 관련 연수 추진 방안을 밝히고 있다. 교육부 제공

◆인지발달 저해…“스웨덴서 이미 실패” 지적도

 

한편 AI 교과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비판이 거세다. 디지털 기기 노출 빈도 증가가 아동·청소년의 인지발달을 저해하거나 심리적인 문제를 야기한다는 시각이다. 종이와 연필 등을 잡고 쓰는 훈련을 하고 의사소통 등으로 사회성을 길러야 하는 청소년기에 지나치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 인지발달에 방해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AI 교과서의 장점인 맞춤형 학습이 사실상 정답률에 기반한 반복학습에 불과해 학생에게 본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반대 측은 공교육에 디지털 기기를 전면 도입하는 제도가 이미 스웨덴에서 실패했다고 강조한다. 스웨덴은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했다가 지난해 폐지했다. 이어 6세 미만 아동에 대해 전통적인 교육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별 학교와 교육청이 디지털기기 보급에 대한 통일된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AI 교과서를 도입하면 오히려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공개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 교육청은 노트북의 경우 200종 이상(영어 모델명 기준), 태블릿은 100종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데다가, 교육청마다 파손, 분실, 수리 등에 대한 비용 청구 지침이 서로 달랐다. 지방 교육 재정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교육청 간 디지털 교육 여건 차이는 교육격차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AI 교과서 도입 논란은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지난 22일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AI 교과서 전면 도입에 대해 “11월 중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열리니 신중하게 논의해 더 나은 결론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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