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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디딤돌소득’, 근로소득 증가·탈수급률 2년째 ‘성과’ [오늘, 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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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08 06:00:00 수정 : 2024-10-08 02: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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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제포럼서 2차연도 성과 발표
국가기초생활보장제도 한계 극복 취지

우리나라 최초 소득보장 정책실험 의의
중위소득比 부족한 가계소득 지원 방식

탈수급률 8.6%… 1차연도의 약 2배로↑
수급가구 정신건강 개선 효과도 이어가

吳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 할 것” 강조
2025년 하반기 ‘전국화’ 시도 포부 밝혀

오세훈 서울시장표 소득보장 정책실험인 ‘서울디딤돌소득’ 수급 가구 중 가구 소득이 증가해 더 이상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되는 가구 비율을 뜻하는 탈수급률이 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착수 후 첫 중간 결과 발표였던 지난해(4.8%)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아졌다. 디딤돌소득을 받은 3가구 중 1가구는 수급 전과 비교할 때 근로소득이 늘었다. 오 시장은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내년 하반기쯤 디딤돌소득의 전국화를 시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세 번째)이 7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의 특별대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포럼 좌장인 손혜림 서울시립대 교수, 뤼카 샹셀 세계불평등연구소 소장, 오 시장, 데이비드 그러스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서울시 제공

이정민 서울대학교 교수는 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디딤돌소득 2차연도 정책 성과를 발표했다. 디딤돌소득은 중위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의 일정 비율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으로 설계됐다. 정해진 소득기준을 넘으면 지원이 중단되나 수급 자격 자체는 사라지지 않아서 실업 등으로 소득이 끊기면 다시 지원받을 수도 있다. 전 국민에게 같은 액수를 지급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과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국가기초생활보장제도가 근로 유인 등을 저해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자 2022년 오 시장이 도입한 국내 최초의 정책실험이다. 처음엔 ‘서울안심소득’으로 불렸다. 이후 서울시는 공모를 거쳐 ‘딛고 오를 힘을 준다’는 의미를 담은 디딤돌소득으로 명명했다.

 

지난해 2월엔 디딤돌소득(당시 안심소득) 시범사업의 성과 평과를 위한 공동연구팀(팀장 이 교수,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 박상윤 홍콩과기대 사회과학부 교수,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이 꾸려졌다. 연구 1차연도인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는 중위소득 50% 이하 484가구를 선정해 지원하고 비교가구 1039가구를 무작위로 뽑아 비교했다. 2차연도(2023년 7월부터)에는 대상을 중위소득 85% 이하까지로 넓혀 1100가구를 지원했다. 비교가구도 2488가구로 크게 늘렸다. 이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2차연도 디딤돌소득 지원 가구의 탈수급률은 8.6%로 1차년도(4.8%)보다 3.8%포인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디딤돌소득을 수급한 가구의 31.1%는 근로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디딤돌소득 수급 가구는 교육훈련비를 비교가구 대비 72.7% 더 지출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2차연도에도 1차연도와 마찬가지로 디딤돌소득을 받은 가구는 의료비와 식료품비 등 필수재 소비지출이 비교가구에 비해 많았다. 저축액 역시 비교가구보다 11.1% 높았다. 수급 가구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우울감과 스트레스는 하락하는 등 정신건강 개선 효과도 2년 연속 관측됐다. 정신건강 개선 효과는 근로 유인 효과가 높았던 가구, 평상시에 일을 하지 않던 가구에서 더 컸다. 시는 내년 6월까지 디딤돌소득 실험을 진행한 뒤 3년간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최종 연구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날 포럼 개회 전 세계적 석학들과의 특별대담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디딤돌소득의) 탈피율(탈수급률)이 높아지고, 소득도 늘었다”며 “이 제도는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은 손혜림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오 시장과 뤼카 샹셀 세계불평등연구소 공동소장, 데이비드 그러스키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 교수가 디딤돌소득과 불평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샹셀 소장은 서유럽과 미국 사례를 거론하면서 “서울의 디딤돌소득이라는 제도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시장은 샹셀 소장이 비전을 묻자 “당연히 전국화”라며 “이 정도 성과가 나왔다면 이제 정부와 보다 긴밀히 협조하고 전국화의 장단점에 대한 토론이 필요한 단계”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체적인 시점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내년 이맘때쯤 (디딤돌소득 실험) 3년차 성과가 나오면 내년 하반기에 전국화를 시도해볼 수 있지 않나 하는 게 제 꿈”이라고 했다. 디딤돌소득 전국화로 인한 정부 재정 부담 문제에 대해 오 시장은 “2022년도 기준 14.7%가 복지예산으로 쓰였는데, 자연 증가율을 고려하면 2~3년 지나면 20%로 갈 듯하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복지예산이 20%인데, 감당할 수 있다면 이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각종 현금성 복지를 디딤돌소득으로 통폐합한다면 채무가 증가하지 않는 선에서 실현 가능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선 “디딤돌소득은 단순한 분배를 넘어, 경제적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자립의 발판을 제공하는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이 정책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은 다시 일어설 힘을 얻고, 그 힘으로 자립을 꿈꿀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는 기본소득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모두 똑같이 나눠주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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