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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 만든다더니…이탈리아 ‘푸른꽃게’ 여전히 한국서 보기 힘든 이유

입력 : 2024-08-07 17:00:00 수정 : 2024-08-07 16: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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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부 조개 양식장에 1500억 피해…천적 없어 개체 수 폭증
한국 수입량은 아직 미미…높은 운임, 가공 비용이 걸림돌

이탈리아 정부가 어패류 양식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외래종 게인 푸른 꽃게(블루크랩)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푸른 꽃게는 봉골레, 바지락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있는데, 마땅한 천적이 없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푸른 꽃게. 이탈리아 매체 라쿠치나이탈리아나 캡처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매체 안사(ANSA), AFP 통신 등은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부 장관이 이날 로마에 있는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푸른 꽃게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푸른 꽃게에 대한 전략적 조처를 하지 않으면 전체 해양 생태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행정 경험이 풍부한 엔리코 카테리노 신임 위원장이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소개했다. 카테리노 위원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다.


최근 수년간 대서양 연안에서 지중해로 유입된 푸른 꽃게는 봉골레 파스타에 들어가는 모시조개를 비롯해 홍합이나 굴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바람에 현지 양식업자들을 폐업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탈리아의 최대 농어민협회인 '콜디레티'는 푸른 꽃게로 인한 누적 피해가 현재까지 1억유로(약 1억5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푸른 꽃게를 포획하더라도 마땅히 처리할 방안이 없는 것도 문제다. 현재까지는 주로 이탈리아 동북부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지만, 바다 평균 수온 상승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를 요리해 먹는 문화가 거의 없는 이탈리아와 달리 한국인의 ‘게’ 사랑은 남다르다. 지난해 이탈리아 해안에 푸른 꽃게가 유입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는 “이탈리아 꽃게를 수입해 간장게장을 만들자”, “우리가 먹어서 도와주자” 등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발빠른 일부 수입업자들이 푸른꽃게를 수입하기 위한 정식 절차를 밟았고, 그 결과 지난해 10월부터 푸른 꽃게 정식 수입이 시작됐다. 

 

하지만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소비자들 생각처럼 저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와 한국 사이의 거리가 먼 만큼, 운임이나 가공 비용 등 걸림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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