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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20년 전 사기 당한 母, 농약 먹고 사망”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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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6 13:54:33 수정 : 2024-05-26 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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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유튜버 겸 방송인 풍자(윤보미·36)가 20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놨다.

 

25일 방송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풍자가 어머니 묘소를 찾은 모습이 담겼다. 풍자는 “엄마 살아있을 때 내 모습과 (성전환 수술 후가) 달라서 망설여졌다. 30~50년이 걸려도 엄마한테 떳떳하게 인사할 수 있을 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 받고 내려오는데 ‘(산소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어버이날이기도 하고 엄마 생신이 6월이라 이번이 기회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풍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당시의 안타까운 사연을 꺼내놨다. 그는 “어렸을 때 우리 집이 조금 잘 살았는데 엄마가 사기를 당했다. 1년 동안 말을 안 하고, 죄책감에 속앓이 했다. 아빠가 알게 돼 부부싸움을 많이 했다”며 “엄마나 아빠가 소주 한 잔만 입에 대도 나는 방에 들어가 있어야 했다. 그날도 부부싸움을 해서 동생과 같이 방에 들어가 있었고, 아빠가 집을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 날과 같은 상황인 줄 알았는데, 그때 엄마가 농약을 먹었다”고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전했다.

 

당시 풍자는 15세였다며 “내가 잠만 안 잤다면 말릴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주일 뒤 (엄마가) 돌아가셨다. 농약을 먹으면 옆에 있는 어린아이 피부에 옮는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약이 셌다. 어린 동생들은 동네 교회에 맡겼고, 내가 엄마를 간호했다. 트라우마가 생겨서 20대 중반까지는 잠을 못 잤고 약을 먹었다”고 돌이켰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그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품었던 원망과 그리움도 고백했다. 풍자는 “엄마 돌아가신 나이가 딱 이때 쯤이었다. 점점 엄마 목소리랑 얼굴이 기억 안 나서 무섭다. 20년이 흐르니까 엄마 목소리, 습관, 향기가 희미해진다”고 했다. 또 “사진 한 장이 없다. 아빠가 엄마가 원망스러워서 사진을 다 불태웠다. 동생들은 엄마 얼굴을 전혀 모른다.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어?’라고 물을 때면 가슴이 찢어지더라. 원망하고 좀 많이 미워했다”고 말했다.

 

생계는 어떻게 했는지 묻자 풍자는 “아빠는 지방에 일하러 가셨고 할머니가 오셨지만 1년 만에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때부터 제가 동생들을 키웠다. 저한테는 동생이 동생이 아니다”며 “제일 무서울 때는 ‘준비물 있는 날’이었다. 그날이면 ‘아 나는 맞는 날이구나’ 생각했다. 동생들은 준비물을 챙겨줘야 하니까 이웃분들에게도 빌리고 많이 힘들었다”라고 회상했다.

 

어렵게 어머니를 다시 찾은 풍자는 어버이날을 맞아 자신이 쓴 편지를 읽었다. 풍자는 “미워서 싫어서 원망스러워서 안 찾아온 게 아니야. 엄마가 살아있어도 반대했을 내가 선택한 내 인생에 떳떳하고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딸이 됐을 때 찾아오고 싶었어. 동생은 청년, 숙녀가 됐어. 엄마에게 든든했던 큰 아들은 큰 딸로 인사를 하게 되네. 엄마 지켜보고 있지? 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어. 작년에는 상도 받았어. 내 걱정은 하지마. 동생들도 아빠도 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어. 보고 싶다. 항상 그리워. 이제 자주 올게. 사랑해”라고 마음을 전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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