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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인 암흑기 금주법 시대에 더 잘 팔린 와인이 있다?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24-05-17 20:23:55 수정 : 2024-05-17 20: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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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로 시작된 미국와인산업 1919∼1933 금주법으로 초토화/와이너리 2500개서 100개 미만으로 급감/보리우 빈야드 ‘성찬식 와인’으로 대성공/80년 넘게 ‘백악관 와인’으로 명성/한국 찾은 수석와인메이커 트레버 덜링 인터뷰

보리우 빈야드 와인. 홈페이지

1919년 미국 와인업계는 암흑시대로 돌입합니다. 바로 금주법때문입니다. 미국 전역에 알콜성 음료 제조, 판매, 유통을 전면 금지한 금주법은 무려 1933년까지 이어지면서 미국의 와인산업은 초토화되고 맙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 몇몇 와이너리는 운 좋게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 와이너리는 금주령이 끝났을 때 무려 4배나 성장해 연간 500만병을 생산하는 캘리포니아 최대 와이너리로 성장합니다. 바로 ‘백악관의 와인’으로 유명한 보리우 빈야드(Beaulieu Vineyard)입니다. 이 와이너리는 어떻게 금주령 시대를 뛰어 넘었을까요.

나파카운티 주요 와인산지. 캘리포니아와인협회

◆미국 와인 역사

 

미국 와인은 2023년 생산량 기준 세계 4위입니다. 캘리포니아가 최대 산지로 미국 전체 와인생산량의 80%를 차지합니다. 캘리포니아 와인 역사는 스페인의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미국 땅에 발을 디디면서 시작됩니다. 1769~1826년 프란치스코회 수도사들은 가톨릭 선교단을 구축해 샌디에고를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지나 소노마까지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요새, 선교원, 수도원, 성당 등을 26개 세웁니다. 미사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와인이죠. 이에 1769년 샌디에고 선교회에서 종교 활동에 필요한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최초의 포도밭을 조성합니다.

카베르네 소비뇽.

최초의 포도나무는 미국 토착 품종이 아니라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져온 리스탄 프리에토(Listán Prieto)입니다. 현재 팔로미노 네그로(Palomino Negro)로 알려진 품종입니다. 세계 3대 주정강화와인 중 하나인 셰리를 만드는 품종입니다. 프란치스코회 수도사들은 선교원을 새로 지을때마다 이 포도나무를 심었기에 ‘미션 그레이프(Mission Grape)’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수도원의 흔적은 와이너리에도 남아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와이너리중 하나인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 정문은 옛 프란치스코회 교회의 디자인으로 만들었답니다. 선교사들은 캘리포니아 지명도 스페인어로 부르기 시작합니다. 프란치스코회에서 이름을 딴 샌프란시코는 물론, 샌 디에고(San Diego), 샌 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 파소 로블스(Paso Robles) 등 캘리포니아의 많은 지명이 스페인어인 까닭입니다.

골드러시. 위키피디아

◆골드러시, 필록세라 그리고 금주법

 

미국 와인산업의 본격적인 태동은 골드러시가 기점입니다. 미국·멕시코 전쟁(1846~1848년)이 끝나면서 캘리포니아 영토는 미국의 소유가 됐고 1848년 시에라 풋힐스의 서터즈 밀(Sutter's Mill)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전세계에서 일확천금을 노린 수십만명이 캘리포니아로 몰려듭니다. 작은 바닷가 마을이던 샌프란시스코는 불과 1년만에 인구 2만5000명이 넘는 대도시로 성장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몫 잡으려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 곳에 정착해 나중에 유명한 와인메이커가 된 이들이 있는데 찰스 크루그(Charles Krug), 제이콥 슈램(Jacob Schram), 제이콥 베린저(Jacob Beringer) 등 입니다.

보리우 빈야드 와인 초기 레이블. 홈페이지
보리우 빈야드 와인 최근 레이블. 최현태 기자

1869년 대륙횡단 철도 완성으로 새로운 내수시장이 만들어지면서 1880년대에 캘리포니아 와인은 첫 번째 황금기가 찾아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와인은 국제대회에서 상을 받기 시작했는데 결정적으로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크레스타 블랑카(Cresta Blanca)의 소비뇽 블랑이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캘리포니아 와인 수출이 급증합니다. 캘리포니아 와인의 성공이 1976년 ‘파리의 심판’ 덕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미 18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겁니다. 여기에 미주리주 출신 포도재배전문가 조지 허스먼(George Husmann) 등 포도재배학자들이 캘리포니아 기후에 적합한 포도 품종을 전파하면서 와인 산업은 승승장구합니다.

조지 허스먼.

이처럼 캘리포니아 와인이 국제무대에서 막 두각을 나타내던 1892년 나파밸리에서 필록세라가 발견됩니다. 포도나무 뿌리를 감염시켜 말라죽게 만드는 필록세라는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퍼져 무려 한세기동안 와인 산업이 황폐화되고 맙니다. 캘리포니아 역시 19세기말에는 포도밭의 50%도 남지 않을 정도로 큰 타격을 받습니다. 이를 해결한 인물이 바로 허스먼입니다. 그는 1873년 필록세라에 이미 면역력이 있는 미국산 포도나무 뿌리를 유럽산 포도나무에 접목하는 방법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캘리포니아가 필록세라를 극복합니다. 그럼 유럽은 어떻게 했을까요. 처음엔 프랑스 등 유럽 포도재배자들은 미국산 포도나무 뿌리를 접목하는 방안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답니다. 뿌리를 미국 나무로 바꾸면 유럽 와인의 정체성이 사라진다고 여긴 거죠. 이에 유럽은 필록세라를 해결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프랑스에선 랑그독이 가장 먼저 시작했고 보르도와 부르고뉴는 버티고 버티다 결국 가장 늦게 이를 받아들였답니다.

금주법 시행.

겨우 필록세라를 제압한 미국 와인 산업은 불과 30여년도 안돼 필록세라보다 더 치명적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시 암흑기로 접어듭니다. 바로 1919년 통과된 금주법(수정헌법 18조)입니다. 모든 알코올 음료의 생산, 판매, 운송이 일체 금지됐는데 무려 1933년까지 이어집니다. 미국 와인산업은 사실상 이때 몰락하고 맙니다. 실제 1919년 2500개에 달하던 와이너리는 1933년 100개 미만으로 쪼그라들었고 능력 있던 와인메이커들도 다 사라지고 맙니다.

보리우 빈야드 설립자 조르쥬 드 라뚜르. 홈페이지
29번 도로 옆 보리우 빈야드 첫 와이너리 건물. 홈페이지

◆금주법 시대 극복한 ‘백악관 와인’ 보리우 빈야드

 

하지만 이를 사업 기회로 활용한 이가 1900년 나파밸리의 러더퍼드(Rutherford)에 와이너리 보리우 빈야드(Beaulieu Vineyard)를 설립한 프랑스 사업가 조르쥬 드 라뚜르(Georges de Latour)랍니다. 그는 보르도 와인에 버금가는 나파밸리 와인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아내와 함께 와이너리를 세울 포도밭을 물색하다 러더퍼드를 방문합니다. 아내가 포도밭의 빼어난 풍광을 바라보며 “껠 보 리우(Quelle beau lieu)!”라고 외쳤고 조루쥬는 이를 와이너리 이름으로 정했답니다.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곳”이란 뜻입니다.

보리우 빈야드 와이너리 전경. 홈페이지
보리우 빈야드 역사.

조르쥬는 금주법이 시행되자 발 빠르게 모든 와인을 성찬주와 의사들의 처방용으로 허가를 받았고 와인 판매는 계속 늘어납니다. 교회에서만 와인을 마실 수 있었기에 사람들이 교회로 계속 몰려든 덕분입니다. 사업은 갈수록 번창해 당시는 기찻길이던 나파밸리를 관통하는 29번 도로 옆 상원의원 소유 건물 세네카 이워 와이너리(Seneca Ewer's Winery)를 매입해 생산량을 대폭 늘립니다. 기차가 지나가니 오크통을 굴려서 바로 기차에 실을 수 있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병입한 와인은 미국 전역에 성찬주로 불티나게 팔려 나갑니다. 금주령이 끝났을 때 와이너리는 4배 정도 성장해 연간 500만병을 생산하는 최대 와이너리로 성장합니다.

안드레 첼리스체프. 홈페이지
안드레 첼리스체프. 홈페이지

여기에 보리우 빈야드는 1938년 뛰어난 와인메이커이자 과학자인 안드레 첼리스체프(Andre Tchelistcheff)를 모셔오면서 와인 품질이 획기적으로 진화합니다. 첼리스체프는 최고 품질의 와인을 양조하기 위한 혁신을 거듭해 ‘더 마에스트로(The Maestro)’ 타이틀을 얻은 미국 와인 양조 분야 최고의 권위자입니다. 와인 산업 전반에 변화를 주도해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의 아버지’로도 불립니다. 현재는 2017년 보리우 빈야드에 합류한 트레버 덜링(Trevor Durling)이 다섯 번째 수석 와인메이커를 맡아 첼리스체프의 명성을 잇고 있습니다. 유명와인매체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100대 와인에도 보리우 빈야드 와인은 7차례나 선정됩니다. 한국을 찾은 그를 따라 보리우 빈야드 와인의 매력을 따라갑니다. 와인은 하이트진로에서 수입합니다.

트레버 덜링. 최현태 기자
트레버 덜링. 홈페이지

◆나파밸리 최고산지 오크빌과 루더포드

 

캘리포니아 대학 소노마(Sonoma) 캠퍼스에서 포도재배 및 와인학을 전공한 덜링은 2010 프로비넌스 빈야드(Provenance Vineyards), 휴잇 빈야드(Hewitt Vineyard) 보조 와인메이커로 와인업계에 발을 들이자마자 두각을 나타냅니다. 그가 양조에 참여한 휴잇 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 2010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2013년 선정한 올해의 와인 4위에 이름을 올립니다. 2015년에는 휴잇 빈야드의 창립 멤버였던 와인메이커 톰 리날디(Tom Rinaldi)와 전 와인메이커 크리스 쿠니(Chris Cooney)에 이어 수석 와인메이커를 맡게 됩니다. 보리우 빈야드가 백악관 와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은 이처럼 뛰어난 와인메이커가 나파밸리 최고의 포도밭에 생산된 포도로 와인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나파밸리의 와인의 명성이 시작된 포도밭은 오크빌(Oakville)과 러더퍼드(Rutherford)로 이 두곳에서 나파밸리 최고 품질의 카베르네소비뇽이 재배됩니다.

조르쥬 드 라투르. 최현태 기자

설립자에 헌정하는 조르즈 드 라투르(Georges de Latour)는 보리우 빈야드의 명성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와인. 러더퍼드의 카베르네 소비뇽 97%에 쁘띠 베르도 3%를 살짝 섞었습니다. 잘 익은 블랙베리, 블랙체리로 시작해 검은 자두 풍미가 펼쳐지고 오렌지 껍질, 야생 제비꽃, 장미꽃이 따라 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신선한 민트, 월계수의 허브향에 이어 오크숙성에 오는 우아한 바닐라, 카라멜, 코코아, 스파이스향이 피어나고 3차 숙성향인 숲속의 흙향, 가죽, 담배잎, 흑연, 다크쵸콜릿 까진 어우러진 복합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프렌치 오크통에서 24개월(새오크 95%) 숙성합니다. 1938년이 첫빈티지이며 1940~50년대 조르쥬 드 라투르가 지금도 상태가 훌륭할 정도로 숙성잠재력이 돋보입니다.

러더퍼드 더스트. 홈페이지

첼리스체프는 자신이 만든 와인에서 깨끗한 흙 냄새와 연필을 깎을 때 나는 가벼운 향을 느꼈는데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나중에 ‘러더퍼드 더스트(Rutherford Dust’라는 용어를 만들어냅니다. 러더포드의 위치, 토양, 일조량, 기후, 지형 등 떼루아의 모든 요소가 뛰어난 품질을 지니는 카베르네 소비뇽 생산에 매우 적합한 곳이라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그는 이에 평소 “훌륭한 카베르네 소비용을 만들려면 러더퍼드 더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It takes Rutherford dust to grow great Cabernet)”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 와인을 마시면 3차 숙성향인 흙향이 잘 구현되는 걸 확연하게 느낄수 있어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트레버 덜링. 홈페이지
조르주 드 라뚜르. 최현태 기자

러더퍼드 더스트의 명성은 덜링을 통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덜링이 양조한 ‘보리우 빈야드 조르쥬 드 라뚜르 프라이빗 리저브 까베르네 소비뇽 2019는 2022년에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이 100점 만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보리우 빈야드 역사상 최초의 기록입니다. 또 2023년에는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꼽은 최고로 가치 있는 와인 1위에 보리우 빈야드 나파밸리 까베르네 소비뇽 2019가 선정됐습니다. 현재 덜링은 보리우 빈야드의 와인메이커이자 러더퍼드 더스트 단체(Rutherford Dust Society)의 멤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리우 빈야드 러더퍼드 리저브 카베르네소비뇽. 최현태 기자

보리우 빈야드 러더퍼드 리저브 카베르네소비뇽 2019는 카베르네소비뇽 85%에 쁘띠 베르도 10%, 말벡 5%를 섞어 복합미를 높였습니다. 블랙베리, 카시스의 검은 과일 풍미가 지배적이고 장미향에 이어 버섯, 숲속바닥 같은 3차향과 초코 체리케이크향 등이 어우러집니다. 루더퍼드 더스트는 부드러운 코코아 파우더 같은 질감으로 구현됩니다.

보리우 빈야드 타패리스트리 리저브. 최현태 기자

보리우 빈야드 타패리스트리 리저브(Tapestry Reserve) 2018은 나파밸리에서 생산되는 카베르네 소비뇽 78%, 메를로 8%, 쁘띠 베르도 8%, 말벡 5%, 카베르네 프랑 1% 등을 섞은 전형적인 보르도 블렌딩입니다. 블루베리, 블랙베리의 풍부한 과일향으로 시작해 생강, 사향, 검은후추의 허브향과 카라멜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집니다. 22개월 프렌치 오크 숙성(새오크 60%) 합니다.

보리우 빈야드 카베르네소비뇽. 최현태 기자

기본급 보리우 빈야드 카베르네소비뇽 2019는 다크체리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 모카, 다크초콜릿, 바닐라향이 피어오릅니다. 18개월동안 프랑스, 미국, 유러피안 오크(새오크 30%)에서 숙성해 블렌딩합니다. 기본급 보리우 빈야드 샤르도네는 서양배, 사과향으로 시작해 잔을 흔들면 파인애플 등 잘익은 열대 과일의 풍미가 올라오며 바닐라등 토스티한 오크 뉘앙스가 과도하게 튀지 않고 잘 어우러집니다. 프랑스, 미국, 헝가리안 오크에서 4개월 숙성하며 발효때 포도즙을 위아래로 섞어주는 바토나주와 젖산발효를 통해 볼륨감을 더합니다.

캘리포니아 와인산지. 캘리포니아와인협회
노스코스트 와인산지.

◆캘리포니아 와인산지

 

캘리포니아 와인산지(AVA)는 모두 147개입니다. 미국 와인 산지는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s)로 표기합니다. 해안쪽부터 노스 코스트(North Coast), 센트럴 코스트(Central Coast), 시에라 풋힐스(Sierra Foothills), 인랜드(Inland Valleys), 서던 캘리포니아(Southern California), 그리고 가장 북쪽의 파 노스 캘리포니아(Far North California) 지역으로 크게 나뉩니다.

 

그중 노스 코스트에 소속된 AVA는 57개로 소비자들이 잘 아는 나파밸리가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북쪽부터 멘도시노 카운티(Mendocino County), 레이크 카운티(Lake County),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 나파 카운티(Napa County), 소라노 카운티(Sorano County)입니다. 소노마 카운티에 소속된 19개 AVA중 가장 늦게 승인받은 AVA가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랍니다. 소노마 코스트는 소노마 카운티에서도 가장 서쪽에 있는 산지로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런 소노마 코스에서도 바다와 거의 붙어있는 해안가 절벽 위의 포도밭을 따로 떼어내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AVA로 분리했답니다.

나파밸리.

◆나파밸리 최고의 포도밭

 

나파밸리는 서쪽 마야카마스 산맥과 동쪽 바카 산맥 사이에 끼어있는 좁은 계곡입니다. 마야카마스 산맥은 ‘비그늘’ 효과를 제공합니다. 태평양에서 오는 비구름을 막아줘 포도재배에 좋은 뛰어난 일조량과 건조한 기후를 선사합니다. 여기에 나파밸리 남쪽 샌프란시스코 만을 통해 서늘한 바다의 기운도 계곡을 따라 잘 들어옵니다. 또 나파밸리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나파강까지 더해집니다. 덕분에 따뜻한 낮에는 포도의 당도가 쭉쭉 올라가지만 밤에는 바다와 강의 안개가 온도를 떨어뜨려 서늘한 기후를 선사, 포도가 충분히 휴식하면서 산도를 잘 움켜쥐는 최고의 와인산지가 됐습니다. 현재 나파밸리 와인 생산량은 캘리포니아 전체 생산량의 4%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25%를 차지합니다. 그만큼 프리미엄 와인이 많다는 얘기죠.

나파밸리 포도밭 전경. 캘리포니아와인협회

나파밸리 AVA는 모두 16개로 포도밭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계곡 바닥인 밸리 플로어(Valley Floor)와 산악지대입니다. 밸리 플로어는 북쪽에서부터 칼리스토가(Calistoga), 세인트헬레나(St. Helena), 루더포드(Rutherford), 오크빌(Oakville), 욘트빌(Yountville), 스택스립 디스트릭트(Stage Leap District), 오크놀 디스트릭트(Oak Knoll District), 그리고 나파 시내를 지나 샌프란시스코 만과 인접한 로스 카르네로스(Los Carneros)까지 이어지며 비옥한 석회암과 점토 토양입니다. 보통 탄닌이 부드럽고 과일향이 많이 납니다. 서쪽 마야카마스 산악지대 포도밭은 북쪽에서부터 다이아몬드 마운틴(Diamond Mountain), 스프링 마운틴(Spring Mountain), 마운트 비더(Mount Veeder)가 포진됐습니다. 동쪽 바카 산맥쪽에는 북쪽에서부터 하웰 마운틴(Howell Mountain), 칠리스 밸리(Chiles Valley), 아틀라스 피크(Atlas Peak)가 이어집니다. 산악지대는 화산암, 석회암, 자갈토 등 암석이 많은 척박한 토양으로 구조감이 뛰어난 포도가 생산됩니다. 오크빌과 러더포드는 샌프란시코만과 가까워 서늘한 기운이 잘 들어오면서 나파밸리 최고의 포도밭으로 명성을 얻습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olar),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등을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selles) 심사위원, 소펙사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루아르, 알자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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