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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도소에서 검정고시 만점자 나왔다…“교육을 계기로 과거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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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09 14:35:59 수정 : 2024-05-09 15: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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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1회 고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 만점자가 교도소에서 나왔다. 지난해 교도소에서 최초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만델라 소년학교에서다.

 

9일 서울 남부교도소에 따르면 ‘만델라 소년 학교’ 소년 수형자 중 26명이 2024년도 제1회 검정고시에 응시해 모두 합격했다. 26명 중 25명은 고졸자격 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했고, 1명은 중졸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중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 중 한명은 전과목 만점을 받았다.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만델라 소년학교 강당에서 소년 수형수들이 ‘피해자 공감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서울남부교도소 제공

특히 이번 검정고시에서 만델라 학교는 ‘집중 케어반’을 운영해 성적이 낮았던 소년 수형자들의 점수를 크게 끌어 올렸다. 모의고사에서 평균 30점대에 머무른 소년 수형자들의 점수를 합격선을 넘는 평균 70점대 이상으로 올린 것이다.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 수형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이 두달간 일대일 집중 지도를 한 결과다.

 

만점을 받은 소년 수형자는 “늘 할 수 없다는 생각과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다시 과거의 늪에 빠질 것이라 좌절하고 살았다”며 “만델라 소년학교 교육을 계기로 과거를 반성하게 됐다. 더 열심히 공부해 출소 후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또 다른 소년 수형자는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합격이라는 성취를 이뤄보니 다른 것도 할 수 있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며 “지금은 수능에도 도전하고 있다. 진로는 명확하지 않지만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만델라 학교 측은 “소년 수형자들은 대부분 공부를 전혀 접해본 적이 없어 교육이 어렵다”며 “그래도 수형자들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잘 따라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 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소년 수형자들의 재범 방지와 출소 후 사회 적응을 위해 지난해 3월 개교한 만 15∼17세 소년 전담 교정시설이다. 기존 소년 구금 시설인 김천 소년 교도소가 노후화됐고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어 소년 수형자들의 학업 단절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검정고시반, 대학 진학 준비반 등이 신설돼 학과교육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교도소 내 처음으로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소년 수형자 10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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