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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수능 앞뒀는데 이혼소장이”…하이브의 감사·고발에 민희진 측 변호사의 비유

입력 : 2024-04-26 07:15:01 수정 : 2024-04-26 0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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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측 변호사,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 반박 기자회견에서 “갑자기 이혼소장”
다음달 복귀 앞둔 뉴진스 두고는 ‘수능 앞둔 아이들’ 비유도
걸그룹 뉴진스 소속 레이블 ‘어도어(ADOR)’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 반박 기자회견에서 뉴진스 멤버들을 언급하던 중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한윤종 기자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ADOR)’의 민희진 대표를 상대로 한 하이브(HYBE)의 감사 등을 두고 민 대표의 법률대리인이 ‘두 사람이 결혼해서 잘살아 보려는데 갑자기 이혼소장이 날아온 것’이라고 정리했다.

 

앞서 민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자신을 둘러싼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2시간여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의혹을 강하게 반박하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뉴진스 멤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하이브 임원들이 겉과 속이 다른 말을 한다는 취지로 날 선 비난을 거듭 쏟아냈다.

 

기자회견 후 본격 질의응답에 앞서 민 대표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의 한 변호사는 “능력 있는 남녀가 만나 결혼해 아이들을 예쁘게 키우며 잘살아 보려는데 이혼 소장이 (일방적으로 한 사람에게) 날아온 것”이라고 이번 사태를 말했다. 이혼 소장은 하이브의 감사와 고발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복귀 예정인 뉴진스를 놓고는 ‘수능을 앞둔 아이들’이라고도 표현했다.

 

민희진 어도어(ADOR) 대표(사진 가운데)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운데, 민 대표의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하이브의 민 대표 등 감사가 알려진 데 대해서는 “이혼소장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라면서, 이 변호사는 “민희진 대표는 이혼을 생각한 적이 없었고, 남편과 싸우다 보면 속에 있는 말도 하기 마련인데 그런 것들이 ‘네가 먼저 이혼을 준비했지?’로 와전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권 탈취 의혹이나 시도가 전혀 없었다는 민 대표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도 풀이됐다.

 

하이브는 민 대표 주도로 자회사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과 물증을 확보했다며 중간 감사 결과를 같은 날 발표했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의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장도 제출했다.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계획과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겨 있다며 카카오톡 대화록 등을 하이브는 근거로 제시했다. 아티스트(뉴진스)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로 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는 주장이다.

 

민 대표는 “저는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의도하고 실행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민 대표 측은 ‘경영권 탈취 모의 정황’이라며 하이브가 공개한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의 대화록에 “직장인의 푸념”이라거나 “배우자와 싸운 뒤 한 속엣말” 등이라고 표현했다. 민 대표도 “주주 간 계약 때문에 제가 하이브를 영원히 못 벗어날 수 있다고 압박받는 상황에서 뉴진스를 카피한 아일릿까지 나왔다”며 “나를 말려 죽이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문제의 대화는 그런 상황에서 ‘노는 얘기’처럼 나왔다면서다.

 

민 대표는 갑작스러운 하이브의 감사 착수는 자신이 최근에 한 내부 고발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이브 산하 다른 레이블이 배출한 신인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문제 제기를 한 상황에서 이러한 일을 당했다는 얘기다. 그는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라며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부각했다.

 

어도어 지분은 하이브가 80%를 나머지 20%는 민 대표 등이 보유했으며, 민 대표 측 변호사도 “지분율 80%(하이브) 대 20%(민 대표 측) 상황에서 경영권 찬탈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하이브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따른 민 대표 등 고발에도 변호사는 “배임은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했을 때 성립하는 것”이라며 “그런 행위를 기도하거나 실행에 착수한 게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받아쳤다.

 

민희진 어도어(ADOR) 대표(가운데)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하이브 경영권 탈취 의혹 반박 기자회견에서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윤종 기자

 

민 대표는 뉴진스 멤버들을 언급하던 중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질의응답에서 ‘지금 뉴진스 멤버들이 심적으로 어려울 것 같은데’라는 질문에 그는 “너무 어렵다”며 “저와 뉴진스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상상 이상의 관계”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서로 위로받는 사이”라며 “얼마나 애들이 착하고 예쁘냐면 저한테 맨날 사랑한다고 (메시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어제는 (뉴진스 멤버) 하니가 ‘대표님, 너무 힘드시죠, 저 거기 어디인지 계시는 데 갈게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제가 답장을 안 하니 ‘진짜 괜찮아요, 거기 갈게요’라고 하는 아이”라고 말했다. 뉴진스의 또 다른 멤버 해린을 언급하면서는 “엄청 고양이 같고 말이 없는 아이인데, 어젯밤에 저한테 영상통화를 했다”며 “‘대표님, 문자 메시지 보내고 싶었는데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라고 떠올렸다.

 

자신을 염려한 해린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던 말을 되짚은 대목에서 민 대표는 “이게 자식 키우는 게 이런 건가 생각도 들었다”며 “혜인이는 자기가 힘들 때 내가 도와줬는데 (지금은) 자기가 도와주지 못해서 미치겠다면서 20분 내내 울었다”는 말과 함께 결국 눈물을 흘렸다.

 

민 대표는 “(멤버들의) 엄마들이 하이브에 ‘언론 플레이 좀 그만하라’고 요청했다”며 “그런데 (하이브의) 박지원 CEO는 엄마들에게 ‘뉴진스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민희진만 이야기합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인간이냐”고 어이없어했다. 부모들에게 전해진 ‘뉴진스를 굉장히 생각한다’는 식의 하이브 측 입장에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문한 민 대표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든 말든 모른다”며 맞고소 카드가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뉴시스

 

하이브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에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 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고 평가절하했다. 계속해서 “당사는 모든 주장에 대해 증빙과 함께 반박할 수 있으니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대화 제의가 없었다’, ‘이메일 답변이 없었다’ 등 거짓말을 중단하고 요청한 대로 정보 자산을 반납하고 신속히 감사에 응해 달라”면서 “이미 경영자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만큼, 어도어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아티스트(뉴진스)와 부모를 지속해서 언급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니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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