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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의 연극 무대 전도연 “두려웠지만 배우로서 피가 끓어 하기로 결정”…스톤 연출 “전도연은 ‘한국의 메릴 스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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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25 09:00:00 수정 : 2024-04-25 0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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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 제작, 사이먼 스톤이 연출한 연극 ‘벚꽃동산’ 주인공 ‘송도영’ 역
사이먼 스톤, “전도연은 어떤 역할을 맡아도 매력적인 배우라 캐스팅”
6월 4일∼7월 7일 LG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무대에서 나를 온전히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두려워서 (연극 출연을) 정중하게 거절하려 했어요. 그런데 사이먼 스톤의 ‘메디아’를 보는 내내 배우로서 피가 끓어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연극 ‘벚꽃동산’ 연출가인 사이먼 스톤(왼쪽부터)과 배우 전도연, 박해수, 손상규가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세계적 연출가 사이먼 스톤의 신작 ‘벚꽃동산’으로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다시 서는 배우 전도연(51)의 소감이다. 스톤은 고대 그리스 비극 ‘메데이아’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연극 ‘메디아’나 ‘입센 하우스’ 등 여러 작품에서 고전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영국 내셔널시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유수의 극장과 협업한 스타 연출가다. 이번에는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벚꽃동산’을 한국의 현재를 배경으로 재창작해 선보인다.

 

전도연은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연극을 해보고 싶다는 갈망은 늘 품고 있었다”며 “실수가 두려웠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연극 출연은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처음이다.

 

스톤은 19세기 러시아 지주 집안이 배경인 원작을 비틀어 오늘날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전도연은 원작에서 몰락한 여성 지주 류바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인물이자 아들을 잃고 미국으로 떠났다 귀국한 송도영 역을 맡았다.

 

27년 만에 연극 무대 서는 전도연. 뉴시스

스톤은 “전통과 혁신, 세대 간 갈등처럼 급변하는 (오늘날) 사회 모습을 보여주기에 한국 사회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원작이 나왔던 당시 러시아도 전통과 현대 사이에 급변하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도연을 캐스팅한 이유로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 꼭 필요했다”며 “류바는 어떤 행동을 해도 관객에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는 어려운 역할이다. 전도연 영화를 많이 봤는데 나쁜 역이든 선한 역이든 어떤 역할을 맡아도 매력적인 배우라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전도연은 “인물들이 바뀌고 한국적인 정서가 들어가 많은 것이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정체된 인간들과 변화해야 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모두가 공감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연극 ‘파우스트’ 등 매체와 무대를 오가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박해수(43)가 원작 속 냉철한 상인 로파힌에 해당하는 황두식 역으로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다. 

 

연극 ‘벚꽃동산’ 주연을 맡은 박해수와 전도연. 뉴시스

스톤은 “박해수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이라며 “연약함과 강함을 오가는 능력이 뛰어난 배우여서 캐스팅했다”고 했다.

 

박해수는 “‘벚꽃동산’ 속 로파힌 배역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데다 한 번도 같이 작품을 해보지 않은 전도연 선배님이 ‘무대에서 공연을 한다고?’라는 (놀란) 느낌을 받아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은 원캐스트가 아니면 안 된다”며 “배우들이 직접 (등장인물) 이름까지 만든 캐릭터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과 박해수 외에 손상규(송재영 역)와 최희서(강현숙 역) 등 출연 배우 모두가 원작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인물을 연기한다. 작품을 제작한 LG아트센터는 2020년 겨울부터 해외 관객을 겨냥한 신작을 준비해온 만큼 ‘벚꽃동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현정 센터장은 “LG아트센터가 가진 제작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표 레퍼토리가 될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뛰어난 연출과 배우들을 만나 작업할 수 있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대극장.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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