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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소아 투석’ 의사들 전원 사직…“병원 옮겨주세요”

입력 : 2024-04-24 09:35:40 수정 : 2024-04-24 09: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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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신장과 교수 2명 8월 사직 안내
국내 소아투석 환자 절반 이상 진료
“여러분 곁 못 지켜 대단히 죄송하다”
지난 23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에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이 최근 사직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를 운영하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떠나며 환자들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강희경·안요한 교수는 지난달 28일부터 환자들에게 오는 8월31일까지만 근무한다는 사실을 안내하고 있다.

 

병원에 붙은 안내문에는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8월31일로. 믿을 수 있는 소아 신장분과 전문의에게 환자를 보내드리고자 하니 희망하는 병원을 결정해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소아 신장질환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있는 병원은 서울에서 강북권 3곳·강남권 3곳 등 6곳이고, 경기권은 7곳, 이외 지역은 9곳이라는 안내도 포함됐다.

 

이들은 “소변검사 이상, 수신증 등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께서는 인근의 종합병원이나 아동병원에서 진료받으시다가 필요 시 큰 병원으로 옮기셔도 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분 곁을 지키지 못하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소아신장분과는 체중 35㎏ 미만 만성 콩팥병 환아를 대상으로 투석 치료를 한다. 전국에서 투석을 받는 소아 환자는 50~60명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2명인 서울대병원의 소아신장분과 교수들이 절반 이상을 진료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소아 전용 투석실을 갖춘 곳은 서울대병원뿐이다.

 

선천적 장애로 콩팥의 기능이 저하된 소아들이 뇌사자의 콩팥을 이식 받으려면 보통 4년은 대기해야 한다. 콩팥을 이식받을 때까지 1주일에 세 차례 병원을 찾아 4시간씩 혈액 투석을 받거나 매일 집에서 최대 10시간에 달하는 복막 투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소아 투석 환자를 진료 중인 병원은 삼성서울·서울아산·경북대·전남대·제주대 등 5곳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며 환자와 보호자를 중심으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또 다른 대형 병원에서도 현장을 떠나려는 교수들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진료과 사정에 따라 당장 병원을 그만두지 못하는 교수들은 내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등 울산대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은 오는 25일부터 사직한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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