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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에 휴가 포기 ‘쑥’… 생활비 부담에 해외연수 ‘뚝’

입력 : 2024-04-22 19:25:47 수정 : 2024-04-23 03: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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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1400원 육박… 여행객·유학생 등 ‘한숨’

여행객 “지금 가면 손해” 잇단 취소
“상황 지켜보고 다른 곳으로 여행”

유학생들 “등록금 1000만원 가량 ↑”
주재원도 “사실상 월급 줄어” 울상

여행업, 해외여행 심리 위축 우려
“항공·숙박비 올라 전체 상품 인상”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직장인 김이나(28)씨는 다음달로 예정돼 있던 미국 동부 여행을 얼마 전 취소했다.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동부에서 한 달간의 여행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세워둔 여행 예산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 달간 여비로 900만원 정도를 생각했는데, 초과 비용이 너무 커졌다”면서 “항공권을 취소하느라 수수료가 들긴 했지만, 지금 무리해서 가는 게 더 손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5월 황금연휴와 여름휴가 성수기를 앞두고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개월째 이어지는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유가와 환율까지 오르며 경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결혼 3개월차인 장모(27)씨는 첫 여름휴가로 미국 하와이를 생각했지만,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장씨는 “원래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초반일 때 여행을 계획했는데, 1400원 가까이 오른 것을 보고 포기했다”며 “9월까지 상황을 지켜보다가 가격 부담이 덜한 곳으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9월에 미국 시카고 여행을 계획 중인 프리랜서 박모(35)씨는 요즘 틈만 나면 원·달러 환율을 검색해 본다. 박씨는 “환율이 조금이라도 내려오면 환전을 미리 해둘 생각”이라며 “항공권 취소 수수료가 붙지 않는 3개월 전까지는 환율을 지켜볼 생각인데, 너무 부담되면 일정을 미루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서 소비하는 유학생이나 주재원의 경우 고환율 충격을 피할 길이 없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3.0원 내린 1,379.2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 다니는 유학생 안모(26)씨는 “지난해 1년간 휴학하면서 한국 생활을 할 때 체감되는 물가가 높아서 놀랐는데, (돌아가려 해도) 환율까지 더해지니 부담이 더 커졌다”며 “부모님이 학비와 생활비를 전부 지원해 주는데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안씨가 다니는 대학의 1년 등록금은 6만달러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였던 지난해 2월에는 7656만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8280만원으로 올랐다.

 

생활비 부담에 해외 연수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한 공기업 연구소는 1년 단위 미국 연수프로그램의 지원자가 적어 곤욕을 치렀다. 10명 정원에 지원자가 4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연구소의 인사팀 관계자는 “연수자로 선정돼도 생활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지금 환율로는 1년 생활비가 1억원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연구원들 사이에선 월급으로 현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푸념이 들린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환전소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에서 생활하는 한국 주재원들은 월급을 원화로 받는 탓에 실질적으론 급여가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아내가 미국 주재원인 구모(36)씨는 “환율이 떨어지기를 어설프게 기다렸다가 낭패를 봤다”며 “한동안은 가지고 있는 달러로만 버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캘리포니아주 주재원을 가게 됐다는 유모(35)씨도 “요즘 고환율이라 한국에서 가져갈 수 있는 물건을 최대한 챙겨가려고 한다”며 “가전제품을 제외한 내복이나 양말은 전부 챙겨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여행업계에서는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해외로 나가려는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당장 환율 영향에 따른 예약률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는다”면서도 “고환율에서 항공권이나 숙박 비용이 오르는 만큼 여행 심리는 약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예림·윤솔·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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