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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관리 정무형 실장… 영수회담 성과 도출이 첫 시험대 [尹, 새 비서실장 정진석 임명]

입력 : 2024-04-22 20:45:10 수정 : 2024-04-22 23: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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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출신 정진석 낙점 배경은

언론계·정치권 두루 거친 ‘5선 중진’
여소야대 정국 헤쳐나갈 적임자 판단
鄭 “尹대통령 통합의 정치 잘 보좌”

민생회복지원금 타협 난항 예고 속
특검공세 방어 등 정치적 수완 주목
민주 “국민 명령 외면한 인사” 반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신임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 각각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홍철호 전 의원을 내정한 것은 4·10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소통과 정무 기능을 보강하며 각종 난제를 풀어 가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총선 전 여소야대 국회 상황이 다소 복잡한 과제였다면, ‘이재명화(化)’가 강화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입성한 새 국회는 현 정부 철학과 배치되는 정책 요구부터 윤 대통령의 숨통을 조일 각종 특검법 공세가 예고된 고난도 ‘킬러 문항’이 됐다. 5선 의원 출신의 새 비서실장 인선은 야당과의 소통과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춘 카드로 풀이된다.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브리핑을 열고 정 신임 실장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 실장에 대해 대통령실 내부와 여야 각 당, 언론, 시민들과 두루 소통할 적임자라고 소개하며 “야당과의 관계를 더 살피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정 실장은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인 전임자들과는 달리 첫 정치인 출신 비서실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인선 변화에 대해 “제가 지난 2년 동안은 국정 과제를 정책으로 설계하고 집행하는 쪽에 업무의 중심을 뒀다”며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책을 세웠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그 방향에 대해 더 설득, 소통하고 추진하기 위해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충남 공주 태생으로 6선 의원과 내무부 장관을 지낸 고 정석모 의원의 아들이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충남 공주·연기에서 당선된 뒤로 5선 의원을 지냈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아직 현역 의원이라 임명 내정 상태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10∼2011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고 2016년 총선 패배 후폭풍에 휩싸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사령탑을 맡은 바 있다. 21대 국회에선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초유의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관계를 풀어내고, 내홍에 휩싸인 여권을 수습하며 합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더 소통하고, 통섭하고, 통합의 정치를 이끄는 데 제가 미력이나마 잘 보좌해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 첫 관문은 이번 주로 예고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 성과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가 민생 과제로 요구할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은 건전 재정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현 정부 방침과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국무회의에서 “무분별한 현금 지원은 마약과 같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총선 패인과 관련해 건전 재정 기조와 같은 정책 방향이 아니라, 국정운영을 수행해 가는 태도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심판받은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타협점 찾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전세사기특별법, 제2양곡관리법 등도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번 영수회담 의제로 당장 꺼내 들진 않더라도 해병대 채 상병 관련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은 새 국회에서 필연적으로 윤 대통령을 겨냥해 날아올 화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 등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최종적으로는 김 여사를 겨냥한 공세를 강화하며 확전시킬 것으로 여권에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더 이상 이를 전부 방어하는 게 어려워진 만큼 초고난도의 정치적 수완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야권과의 관계 개선 카드로 이 대표에게 총리 후보 추천과 인준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정무수석 인선을 직접 발표하며 “후임 총리 인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제가 이재명 대표에게 용산 초청을 제안했고 그와 관련해서 조금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총리 인선에 대해 상의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자 대통령실은 알림을 내고 “‘그와 관련해선’의 의미는 이 대표와의 회담 준비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 임명 발표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양측의 영수회담 실무 협의는 이날 정무수석이 교체되며 일정이 미뤄졌다. 신임 홍 수석은 “오늘(22일) 민주당에 연락해서 그쪽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을 만나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인선에 반발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 실장을 임명한 것을 보니 아직도 ‘정치하는 대통령’ 하실 생각이 없으신 듯하다”며 “불통 국정을 전환하라는 국민 명령을 외면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이 정무수석 교체를 이유로 영수회담 실무 협의를 취소한 것에 대해서도 “총선 민심을 받드는 중요한 회담을 준비하는 회동인데 미숙하게 처리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현미·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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