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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미래] 부모 교육열 적정수준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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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8 22:56:09 수정 : 2024-04-18 22: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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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과도한 지출 해결
자녀교육 위한 적절한 투자
사회 지속발전 가능성 키워
더 행복한 사회 만들기 견인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2023년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지출은 27조1000억원으로 3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교육비가 저출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이다. 그런데 미래 어느 날 다음과 같은 기사가 뜬다면 어떻게 될까?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학부모들이 크게 줄었다. 한때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한국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과 투자를 부러워했던 적도 있었다. 자녀 교육비 투자에 상응하는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번 식은 부모의 교육열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학력평가 결과만이 아니라 국가의 국제 경쟁력 또한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높은 출산율로 인해 국가가 지속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했었다. 어느 순간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고 국가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사교육비 지출 급감이라는 미래 시나리오 또한 갑자기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교육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제1유형(돌봄 및 기초학력 보완형), 제2유형(예체능 등 특기 강화형), 그리고 제3유형(대입경쟁 우위형)이다. 돌봄 및 기초학력 보완형에는 국가가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경계선상 학생 대상 사교육도 포함된다. 늘봄과정, 기초학력미달 학생 지원, 특수교육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제1유형 사교육을 공교육 안으로 흡수해 가고 있다. 정부의 제반 노력의 결과 제1유형 사교육비 부담은 크게 줄어들고, 이는 출산율 제고에도 일부 기여하게 될 것이다.

예체능 등 특기 강화형 사교육도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상당 부분 공교육 안으로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 우위형의 체육 특기, 음악 및 미술 분야 특기 강화를 위한 사교육비는 줄어들기 어렵다. 분야별 영재를 조기 발굴하여 국가 차원의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고는 있지만, 고액의 레슨비나 훈련비에 대한 국가 지원은 한계가 있다. 프로 세계에 진출하기 위한 사교육비는 부모의 부담으로 남게 될 수밖에 없다.

제3유형은 대입경쟁 우위형이다. 제3유형의 사교육비 문제는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사회, 학생의 실력을 기준으로 하는 대입제도, 그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실력 잣대를 기준으로 한 신입사원 선발제도 등을 유지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부모의 소득이 급락하지 않는 한, 그리고 자녀의 미래가 부모의 책임이라는 의식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제3유형의 사교육비는 줄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교육 열풍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강한 이유는 위의 다섯 가지 요건이 충족되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 사회가 헌법에 명시된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복지사회가 된다면, 과도한 경쟁 분위기가 완화되면서 제3유형의 사교육비 지출이 큰 폭으로 줄게 될 것이다. 대입에서 부모의 배경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대입경쟁 대열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늘고, 결과적으로 제3유형의 사교육비도 줄게 될 것이다. 신입사원 선발에 실력이 아닌 가정과 부모 배경이 중시된다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그리고 실력을 높이기 위해 지출하는 제3유형의 사교육비가 줄 것이다. 국가 경제가 침체된다면 상당수 부모들은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녀 미래가 부모의 책임이라는 사회 문화가 갑작스럽게 변한다면,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투자하는 대신 자신들의 삶을 더 안락하고 즐겁게 하는 데 허비하게 될 것이다. 첫 번째를 제외한 나머지 요인에 의한 사교육비 감소는 개인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사회 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의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은 문제이다. 그러나 부모의 교육열이 냉각되고, 자녀 실력 향상을 돕기 위한 부모의 투자가 급감하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사교육비 지출은 대입제도보다도 사회구조에 기인하고 있음을 인식하며, 부모의 교육열이 적정수준으로 유지되도록 체제와 제도를 만들어갈 때 우리 사회는 지속발전이 가능한 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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