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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포럼] ‘K방산’ 뜬다고 이럴 것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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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17 23:17:38 수정 : 2024-04-17 23: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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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 무기전시회 둘로 쪼개져
비상 K방산에 찬물 끼얹는 행위
참가업체·국익 고려해 답 찾아야
‘채상병 사태’처럼 홍역 치를 수도

다양한 군사장비 및 방위산업 제품을 전시하는 방산전시회는 세계 각국과의 군사외교 확대와 방산협력 강화를 기치로 내건다. 전시회 참여 업체들에겐 국제 방산시장 진출과 시장 선점의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전쟁까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각 나라들의 화두는 군비 확장이 된다. 덩달아 새로운 방산기술과 무기 등이 선보이는 방산전시회가 주목받는다. 국내에서도 에어쇼를 겸한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지상군 무기전시회(DX KOREA), 민군겸용기술박람회, 지상군 페스티벌, 해군관함식 및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등이 열린다.

박병진 논설위원

과거 이런 행사들은 방산 축제의 장이 되기는커녕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14년 9월 24일 군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 주관으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지상군 무기전시회가 개최됐다. 비슷한 형태의 민군겸용기술박람회가 킨텍스에서 열린 지 4개월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일주일 뒤인 10월 1일 대전 계룡대에선 지상군 페스티벌이 열렸다. 레퍼토리는 동일했다. 간판만 바꿔 단 것이다. 이게 아니더라도 한국군 주요 무기는 ADEX에도 선보인다. 우후죽순 비슷한 행사가 열린 이유는 뭘까. 군이 ‘군피아’(군대+마피아)로 불리는 예비역 단체에 놀아난 탓이다. 이들에게 방산전시회는 이권사업이나 다름없다. 전시회마다 업체 참가비와 부스 설치비로 2억~3억원은 기본이다. 별도 협찬비도 청구된다. 이러니 군과 예비역 단체가 전시회 개최를 핑계로 방산업체로부터 ‘삥’을 뜯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논란이 일자 당시 국방부는 시정하겠다고 했다.

10년이 흘렀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최근에는 지상군 무기전시회가 둘로 쪼개지는 볼썽사나운 일까지 발생했다. 전시회는 2014년부터 육군협회와 민간기업(당시 DXK)이 손잡고 개최해왔다. 전시회 기획과 운영·투자는 DXK가, 육군협회는 정부 후원 및 해외업체 초청 등 대관업무를 맡았다. 육군협회는 운영 수익금 중 일부를 DXK로부터 기부금(2억원) 형태로 받기로 했다. 그러다가 2022년 전시회 수익이 커지면서 배분을 놓고 사달이 났다. 서로 배신감을 토로했을 정도다. 문제는 따로 행사를 열겠다며 등을 돌리는 상황으로 비화됐다는 점이다. 육군협회는 오는 10월 2~6일 계룡대 활주로에서, IDK(DXK 후신)는 9월 25~28일 킨텍스에서 지상군 무기전시회를 강행하겠다며 맞선다. 보도자료는 물론 행사 상세 일정까지 공개됐다. 행사 명칭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불사한다. 유사 전시회가 일주일 간격으로 장소만 달리해 열리는 것인데 방산업계에선 초유의 일이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물론 해외 바이어들도 어리둥절해 한다. 국제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할 지경이다. 이들 눈에 방산업체를 위한 배려나, 국익이 안중에 있을 리 만무하다. 육군협회와 IDK 사이가 틀어진 데는 예비역 장성들의 감정싸움이 자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사실이라면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산 무기가 세계 방산시장에서 전례 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고무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정부는 어제 첨단 방산소재 부품 개발에 올해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전시회가 따로 강행된다면 막 비상하기 시작한 K방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해법은? 방산기업과 방위산업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바람직한지를 따지면 된다. 계룡대 비상활주로 전시회 개최의 적절성 여부도 살펴야 할 것이다. 킨텍스는 전시회 장소로 그나마 검증된 곳이다. 반면 비상활주로는 천막과 펜스 설치 비용(약 30억원)이 드는 데다 접근성 면에서 제한적일 수 있다. “비상활주로가 킨텍스에 비할 바 못 된다”는 방산업체 주장을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이 다툼을 중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민들 눈엔 그저 군 관련 이익집단과 업체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뿐이다. 민망하기 그지없다. 그냥 뒀다간 ‘채상병 사태’처럼 군이 홍역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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