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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스턴미술관 소장 ‘고려 사리’… 조계종이 인수해 18일 고국 품에

입력 : 2024-04-17 21:01:45 수정 : 2024-04-17 21: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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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스님 총 5명 사리 등 받아
5월 19일 양주 회암사지에 봉안

대한불교조계종은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고려시대 스님 등의 사리를 16일(현지시간) 돌려받았다.

조계종 문화부장 혜공 스님과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 등은 이날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부처님 3명과 스님(조사) 2명의 사리 등을 인수했다. 사리 등은 조계종 대표단과 김재휘 주보스턴 한국 총영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불교식 의례를 거쳐 기증 형식으로 조계종 측에 전달됐다.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에서 고려시대 스님 등의 사리 및 편을 인수한 뒤 이운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사리구에 한자로 적힌 설명에 의하면 조계종이 받은 사리 등은 각각 가섭불·석가모니·정광불(연등불) 및 고려시대 스님인 나옹 선사(1320∼1376)·지공 선사(?∼1363)와 관련됐다고 미술관은 밝혔다.

사리 등은 고려시대 공예품인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 내에 있는 5개의 은제도금 팔각당형 사리구에 각각 담겨 있었다. 애초에는 석가모니(1과), 지공 선사(1과) 나옹 선사(2과) 등 세 분의 사리 4과만 5개의 작은 사리구 중 3개에 각각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계종은 이들 사리 외에 가섭불 및 정광불과 관련된 여러 개의 편(片)을 이날 함께 인수했다.

혜공 스님과 호산 스님 등은 사리 등을 모시고 18일 귀국한다. 사리 등은 봉선사의 요청으로 문화재제자리찾기가 만든 사리구 재현품에 담겨 이운된다. 19일 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사리 등의 귀환을 부처님께 보고하는 고불식을 하고 취재진에게 사리 등을 공개한다. 내달 19일 옛 회암사가 있던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사리 등을 원래 있던 곳에 봉안하는 법회를 봉행한다.

보스턴미술관은 지공 선사 등의 사리가 담긴 사리구를 1939년 보스턴의 야마나카상회라는 딜러로부터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는 원래 경기 양주시 회암사나 개성 화장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리를 돌려받기 위한 보스턴미술관과의 논의는 2009년 무렵 시작됐다가 미술관 측이 사리구는 제외하고 사리만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밝히면서 2013년 이후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협의는 작년 4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 때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반환을 위한 논의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최근 재개됐다. 올해 2월 초 보스턴미술관, 조계종, 문화재청은 보스턴미술관이 사리를 조계종에 기증하고 고려시대 공예품인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를 일정 기간 한국에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사리구 대여 방법이나 시기 등에 관한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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