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2분기 국내외 금융정책·자본시장 전망 [더 나은 경제, SDGs]

입력 : 2024-04-17 06:59:00 수정 : 2024-04-16 22:01: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2월 CPI 상승률인 3.2%에 비해서도 크게 오른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으며, 시장 예상을 각각 0.3%포인트, 0.1%포인트 상회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 각각 높아졌으며, 역시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미국의 3월 CPI 상승률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블룸버그 전망치(3.4%)를 비롯한 시장의 주요 전망치를 뛰어넘었는데, 원인으로는 CPI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주거비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7% 상승한 점이 꼽힌다. 서비스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윤석열 대통령(뒷줄 가운데)이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재주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19명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전원이 올해 적어도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었다. 10명은 연내 3회까지 내다봤다. 정책금리를 연 5.25∼5.50%에서 동결했기 때문에 당초 시장은 연내 최소 두 차례 이상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3월 CPI의 예상 밖 상승으로 당분간 금리 인하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지난 8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엄청난 재정 지출과 ‘녹색 경제’를 위해 해마다 필요한 수조달러, 전 세계의 군비 확장(재무장), 세계 무역의 재편이 모두 물가 상승을 야기하는 것들”이라며 몇년 후 금리가 8%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CPI 발표 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 예상 시점이 당초 6월에서 9월로 미뤄질 것으로 예측했고, 올해 금리 인하 예상 횟수도 3차례에서 1차례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6월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미 증시는 하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뉴욕증시 3대 주요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100지수 모두 1% 넘게 빠졌다. 또 시장금리의 척도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이자율은 연 4.5%를 돌파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 국채 금리도 지난 8일 기준 4.601%로 상승했다.

 

미국 기준금리 향배에 큰 영향을 받는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 3.5%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당시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큰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인플레이션도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주요국별 경기 상황과 물가 둔화 속도가 차별화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즉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은 낮아지고 있지만, 고물가와 고유가, 강달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의 역점 추진 과제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해 상승세를 기대하던 주식시장은 당분간 고금리 상황에 적응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13일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등을 활용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함으로써 제5차 중동전쟁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유가 급등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자칫하면 경색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외 고용 환경과 가계 빚 등 다양한 요인이 향후 금리와 경제정책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3월 신규 취업자 수는 30만3000명으로 시장 전망치인 2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실업률도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8%를 기록하면서 미국 경제 체질은 강화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취업자 수 증가, 소비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등 국내외 산업 및 고용 환경은 비교적 나아지고 있다.

 

다만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심의·의결 결과 지난해 국가채무는 1126조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부채와 가계부채 등도 향후 금리 변동의 주요 요인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가부채는 중앙·지방정부 채무 등 확정부채(국가채무)에 공무원·군인 등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충당부채와 같은 비확정부채까지 포괄한 개념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IT 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도 지속해서 살펴봐야 하는 내용이다.

 

2분기 국내외 자본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서 국민의 시름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 시작될 22대 국회에선 경제문제만큼은 여야 없이 머리를 맞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사외이사,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회 위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선임 협력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