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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버리고 치우는 것 아닌 공간 다시 만드는 일”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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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4-07 21:27:16 수정 : 2024-04-08 0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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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수납 컨설턴트·공간 크리에이터’ 윤승희 오늘부터 새삶 대표

“초기엔 단순히 청소로 인식 일쑤
팬데믹 때 공간에 관한 관심 늘어
힘들 때 정리 통해 인생 명확해져
공간 바꿔 삶의 변화 만들 수 있어”

“깨끗하게 치우는 것이 정리가 아닙니다. 내 눈앞에서 치우기 위해서 아무 데나 넣으면서 수납을, 정리했다고 하죠. 완벽함을 버려야 합니다. 공간마다 물건의 장소를 반드시 만들어 둬야 합니다. 거기에 개인 그리고 가족원들의 취향을 담아 물건을 놓아야 합니다. 그게 ‘정리’입니다.”

살다 보면 내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가끔 까먹을 때가 있다. 특별히 물건이 많은 것도 아닌데 집이 복잡할 때도 있다. 더군다나 최근 미니멀리즘 라이프(단순한 생활 방식)를 추구하면서 이러한 물건을 정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승희 오늘부터 새삶 대표는 “정리는 공간마다 역할을 부여해 자신의 취향을 담는 것”라고 말했다. 오늘부터 새삶 제공

‘정리수납 컨설턴트’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 집이나 사무실 등 공간의 소품이나 인테리어를 정리한다. 2011년 저서 ‘정리의 힘’으로 유명한 일본인 곤도 마리에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 정리수납 컨설턴트가 알려진 것도 2010년쯤. 윤승희 오늘부터 새삶 대표도 그때 ‘정리하는 사람’으로서 일을 시작했다. 오늘부터 새삶은 공간 재구성 정리 전문 회사로, ‘공간의 변화가 만드는 새로운 삶’을 모토로 고객 맞춤형으로 공간을 재구성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 대표는 “일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단순히 ‘청소’로 인식하기 일쑤였다”며 “가족까지 청소하러 다니냐고 핀잔을 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리의 시작은 ‘비우기’이기 때문에 일이 창피하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정리’에 대해 더 알려 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단순히 버리는 게 정리가 아니라 공간을 다시 만드는 게 정리라는 평가였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대외 활동이 줄고 실내에 머물면서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거 같아요. 내가 있는 공간을 정리해 새롭게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거죠. 그러면서 정리해 주는 사람도 ‘공간 크리에이터’, ‘공간 컨설턴트’라고 불렀어요.”

그렇다면 ‘정리’란 무엇일까. 윤 대표는 “힘들 때마다 정리를 통해 삶이 명확해지는 마법을 얻는다”며 “특별하지 않았던 일상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 주고, 불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다”고 답했다. “정리는 삶의 질서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최근 날이 풀리면서 이사를 하거나 대청소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삶의 변화는 공간 변화로 만들 수 있다”며 “공간에 역할을 부여하고 그 역할에 맞춰 정리 정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은 공간이라도 비워 두고 정리를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곳에 물건을 보관하면 나머지 공간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됩니다. 불편했던 동선이나 쓸데없이 많이 사 놓은 것들도 정리해야 합니다. 필요한 만큼 구매하고 소중하게 다루고 반듯이 비우는 것부터 해 보세요.”

윤 대표는 “불확실한 내일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물건에 우선순위를 붙이듯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 가치 있는 것들로 삶을 채운다면 그것 또한 정리”라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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