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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날 망신주려고 했다면 무례한 것”

입력 : 2024-04-08 05:00:00 수정 : 2024-04-07 19: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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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공개 만남 제안 거절
정법시대 유튜브 영상 캡처

역술인 천공(이천공)이 사직 전공의의 공개 만남 제안을 거절했다.

 

천공은 7일 오전 정법시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가톨릭중앙의료원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씨가 오는 8일 공개 만남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왜 그렇게 (제안)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망신주려고 했다면 무례한 것"이라고 답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그는 "공개적인 장소를 말하고 그리로 나오라고 하는건 나를 공격하려는 사람을 다 부른다는 것 아닌가. 누가 생계란을 가져와서 나를 망신주려고 던지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질문하면 (답변을) 공개적으로 풀어서 내주겠다. 안 그러면 방송국에서 나랑 일대일로 붙여서 방송에 불러라. 그러면 신변 보호가 될 것"이라고 역제안했다.

 

천공은 지난 3일부터 유튜브 채널에 잇따라 영상을 올려 의대 증원 정책과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영상에서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의 조정 방안과 관련한 '3대7의 법칙'을 언급하면서 오히려 논란이 커졌다. 이 발언이 2000명의 30% 수준인 600명 선에서 합의를 보라는 가이드라인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된 것.

 

이후 류옥하다씨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천공에게 오는 8일 오전 10시 광화문 회의실에서 일대일 공개 만남을 하자고 제안했다. 류씨는 "현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영상에 올리신 바 있는 것으로 안다. 관련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천공 선생님의 고견 여쭙고, 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천공은 류씨의 만남 제안을 거절하고 '3대7의 법칙'은 정부에 전달한 메시지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한테 전달한게 아니다. 나한테 질문한 분은 의사다. 병원을 직접 운영하는 분이다. 대안을 찾아달라고 해서 3대7의 법칙을 얘기해준 것이다. 처음에는 70%로 낮추고 그것도 안되면 30%로 낮춘다. 30%면 무조건 해결된다는 법칙이다. 안정이 좀 되면 다시 또 합의볼 점을 가지고 들어가서 그 때 또 30%를 쟁취하고 하면 100%가 빠른 시일 안에 된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천공은 "지금 의사들이 어떤 상태냐 하면 지식인이 아니라 기술자다. 기술자들의 무식함이 나오는 것이다. 지식인들이라면 투쟁을 하는게 아니다. 지식인은 내 글 한 줄이 국민을 울리고 나라를 움직이는 것이다. 편지를 쓰라.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호히 이야기하는데 의사들 당신들은 지금 무식한 짓을 하고 있다. 어떻게 의사가 환자를 버리고 투쟁을 하는가. 너희가 의사인가. 그 일은 용서가 안된다. 전공의고 의협이고 너희는 자격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환자를 볼모로 너희 밥그릇을 챙긴다? 잘 한다 이놈들. 큰일난다. 이러다가 하늘의 벌이 내려온다. 지금 당신들 주위 의사들이 병으로 죽는게 안 보이는가. 당신들이 일을 안 하니까 깨달으라고 벌을 주는 것이다. 의사들은 국민에게 존경을 받고도 넘쳐야 하는 분들이다. 앞으로 생각을 좀 바르게 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대위가 의미 있는 자리였다는 공식적인 평가를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는 정부가 의료계에 단일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 총선 이후 의협과 의대 교수, 전공의, 학생들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도 예고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7일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3시간에 걸친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이 직접 참석했고, 차기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만남은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며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4일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짧게 공유했다. 특별한 대화가 이뤄지기보다는 박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전공의들이 그동안 주장했던 7가지 요구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과 전공의의 만남이 사실상 성과 없이 끝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만남 자체를 주목해달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만남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며 "비대위에서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만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이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전공의가 호응해 만남이 성사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남의 의미는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오늘 회의에서 만남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나마 확인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만남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의료계의 요구는 원점 재논의라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초지일관으로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천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했다.

 

그는 "(한 총리의) 이날 발언은 2천명을 고집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며 "다만 정부가 2천명에 대해 열려있다고 말하면서도 행정 처리를 멈춘 적은 없지 않으냐. 프로세스를 중단해 정부가 진정성을 보여줘야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제자리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와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생 등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던 조직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아마도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며 정부의 신속한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조금만 양보하면 해결될 문제를 거의 두 달 가까이 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한정된 인력으로 끌 수 있는 시간도 거의 바닥나고 있다.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 위원장은 회의장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들이 대통령과의 만남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의 의미 등에 관한 질의하자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고만 답한 채 빠져나갔다.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만남 직후 개인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는 짤막한 글을 올린 바 있다. 이후 의료계에서는 전공의와 대통령의 만남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자리가 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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