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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마포구청장 “기존 소각장 가동률 높이면 신설 필요 없어” [2024 서울 구청장에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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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3-24 22:53:00 수정 : 2024-03-24 22: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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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상암동에 추가 건립 추진
朴 “소각 쓰레기 감축 등 정책 짜야
市 ‘현실성 없다’ 일축 안 돼” 강조

지역 상권 활성화 개발계획 수립
‘효도밥상’ 사업 확대 준비도 박차

“소각용 쓰레기를 줄이고 서울 내 4개 자원회수시설의 가동률을 높인다면 소각장을 추가로 건립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포가 구체적 수치를 바탕으로 제시한 대안을 서울시가 근거도 없이 ‘현실성이 없다’는 말로 일축해선 안 됩니다.”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은 18일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신설을 추진하는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1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소각장 신설을 통한 일차원적 해결이 아닌 장기적인 쓰레기 감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마포구 제공

박 구청장 취임 불과 한 달 만인 2022년 8월 서울시는 상암동을 신규 소각장 최적 입지 후보지로 선정했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는 2026년부터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현 마포 소각장 옆에 하루 1000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추가로 짓겠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시의 결정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해 쓰레기 소각량을 감축하는 쪽으로 장기적 정책을 짜야 할 판에 소각장 신설로 쓰레기 문제를 풀려는 건 일차원적 해법이라는 게 핵심 주장이다.

박 구청장은 “서울에서 하루 배출되는 커피박(찌꺼기)이 50t, 종량제 봉투에 혼입되는 음식물 쓰레기가 60t이고 대형 사업장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이 약 110t”이라며 “현재 80%에 그치는 마포·강남·양천·노원 소각장 가동률을 100%로 높이면 하루 약 600t을 더 처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매일 800t의 쓰레기를 더 처리할 수 있으니 소각장을 새로 짓는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마포는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중간처리장 ‘소각제로가게’를 전역에 설치하고 사업장 폐기물 자체 처리량을 확대해 소각 쓰레기 감량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신규 소각장 예정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불소가 검출된 데 대해서는 “허용 기준치 이하로 토지정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한 지목 변경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있는 750t 소각 시설이 마포가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의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했다.

소각장 외에도 박 구청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특히 그는 지역 상권 살리기를 올해의 주요 사업으로 꼽았다. 홍대 중심지에만 몰리는 관광객을 구 전역으로 분산할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우선 경의선숲길에서 시작되는 홍대 ‘레드로드’를 한강까지 잇고, 안전한 보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도 폭을 기존 1.7m에서 3.5m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홍대 관광객이 한강까지 자연스레 유입돼 마포구 관광산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홍대 레드로드와 합정 하늘길을 특화거리로 가꾼 데 이어 연남·도화·아현동 등 9곳의 상권 활성화를 위한 개발계획을 세운 상태”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출범한 ‘효도밥상’ 사업의 확대를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효도밥상은 소득이나 자산 수준에 관계 없이 75세 이상 독거노인에게 주 6일(월~토)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17곳의 급식기관에서 75세 이상 독거노인 50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지만, 다음 달부터는 망원동에 1000인분의 식사를 조리할 수 있는 반찬공장을 운영해 약 1500명이 급식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역 경로당에서 효도밥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사업을 올 상반기 실시해 내년부터는 75세 이상 전 노인에게 식사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효도밥상 사업의 특징은 도시락을 자택으로 일절 배달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노인들을 ‘혼밥’하지 않게 하고, 이들의 고립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박 구청장은 “집에서 가까운 급식소까지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운동 효과도 있고, 일단 밖에 나가기 위해 씻고 옷을 차려 입는 행위 자체가 삶의 활력을 돋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도밥상이 단순한 점심 한끼로 보이지만, 노년층이 매일 이웃들과 만나 균형 잡힌 식사를 하게 되니 신체적, 정신적 건강 개선 효과가 상당하다”며 “장기적으론 고령화에 따른 우리 사회 전반의 의료 부담을 줄이면서 고독사 등 문제를 해결할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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