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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내놓은 일자리 관련 보고서가 관심을 끌고 있다. 2021년 기준 종사자 250명 이상 한국 기업들의 일자리 비중은 13.9%에 그쳤다. 관련 통계가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스웨덴(44%), 영국(46%), 프랑스(47%), 미국(58%)은 ‘강소기업’이 자랑인 독일(41%)보다 높았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사업체 규모에 따른 임금만 봐도 그렇다. 2022년 5~9인 사업체의 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에 불과했다. 좋은 복지혜택과 높은 임금을 받는 대기업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취업 경쟁과 사교육, 저출생, 수도권 과밀화 문제를 낳은 것이 사실이다. 기업 규제정책의 시발점이자 우리 경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대기업 집중도에 대한 편견을 뒤집는 반전이다.

어른임을 거부하며 어린아이처럼 보호받고 싶은 현대인을 빗댄 피터팬신드롬(PeterPan Syndrome)이란 말이 있다. 정부·사회가 앞장서 자신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말을 자주하는 게 주요 증상이다. 기업도 피터팬증후군의 볼모가 된 지 오래다. 정부의 보호육성책의 혜택을 받고 성장한 대기업들은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이라는 타이틀을 얻는 순간 비판과 감시의 감옥에 빠진다. 출자 규제, 의결권 제한, 지주회사 부채비율 등 열거하기 힘든 온갖 법령에 근거한 규제 폭탄이 쏟아진다. 새로운 대기업의 출현이 요원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반기업 정서가 강한 현실에서 대기업 규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다.

중소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의 각종 세제 지원이나 전기료 감면, 보조금 등 기업 지원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몰려 있다. 평균 매출액이 일정기준을 넘거나 자산총액이 5000억원을 넘어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혜택은 사라진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총 61개 법률에 근거해 342개의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적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납치한 사람을 침대 크기에 맞춰 자르거나 늘려 죽이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같은 획일적 규제가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 피터팬신드롬을 만든 정부가 결자해지해야 한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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