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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건설사… 고금리·자재비 ‘껑충’ 줄도산 우려도

입력 : 2024-02-19 18:35:59 수정 : 2024-02-19 22: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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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76% “이자비용 감당 어렵다”
건설업 등록 반납 전년比 10%P↑
건설용물가지수 3년간 35% 상승
건설사들 공사비 놓고 조합 갈등
GS건설, 부산 재개발계약 해지도

태영건설 사태에서 확인된 한국 건설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단지 시작에 불과했을 수 있다는 불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고 건축자재값도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건설사와 조합원 측 간 공사비 갈등까지 빚어지며 상당수 건설사가 조만간 한계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부동산 PF발(發) 추가 위기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 후 자금력이 달리는 건설사 위주의 줄도산 우려도 제기된다. 건설경기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 은평구의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
서상배 선임기자

우선 장기화한 고금리 상황으로 건설사의 이자 감당 능력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500대 건설기업(102개사 응답)의 재무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6.4%가 ‘현재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 감당이 어렵다’고 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불안정한 중동 정세 등으로 인한 건설 자재값 상승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2월 121.80(2015년 100 기준)이었던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2월 153.26(잠정치)으로 3년 만에 25.8% 뛰었다.

 

건설용중간재물가지수도 2020년 12월 106.4에서 지난해 12월 144.2로 3년간 35.6%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공사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포틀랜드시멘트 가격의 경우 2022년 전년 대비 23.6%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1% 상승했다.

 

공사 비용 급등으로 초래되는 시공사와 재건축·재개발 조합 간의 갈등은 건설사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소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현장이 대표 사례다. 해당 단지 재건축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최근 조합 측에 공사비를 기존 2조6363억원에서 4조775억원으로 1.5배 이상 올려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기존 공사비는 2019년 5월 기준으로 편성된 것으로 급격히 오른 자재값 등 공사비를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 건설사업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GS건설의 경우 부산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조합 측에 공사비를 3.3㎡당 549만원에서 987만원으로 증액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조합과 갈등을 빚다 지난해 6월 시공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의 올해 주택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쪼그라들었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의 경우 올해 수주 목표액이 각각 6조8890억원, 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조6000억여원, 2조7000억여원 낮은 수준이다.

 

폐업하거나 극단적으로는 부도 처리되는 업체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건설업 등록 자진반납 건수는 지난해 843건으로 전년(765건)보다 10%가량 늘었다. 올해 들어 부도 처리된 지방의 전문 건설업체도 총 5개사에 달한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서있는 모습. 뉴시스

금융 당국은 부동산 PF위기 관리를 위해 PF 부실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등은 부실 PF 사업장 정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초까지 사업장 내 부실 여부를 가르는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정부는 현행 PF 제도의 근본적 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채명준·이동수·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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