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종교시민문화연구소 주최 ‘신종교 거버넌스와 환경-생태정책’ 주제 학술대회 개최

한국의 신종교단체들이 심각한 기후 재난과 생태계 파괴라는 현대문명의 생태적 위기에 대응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성황리에 개최했다.  

24일 한국SGI 진천연수원에서 열린 ‘신종교거버넌스와 환경-생태정책’ 주제 학술대회 주요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최해성 한국SGI부학술부장, 서동은 경희대 종교시민문화연구소 연구단장, 이재호 대순진리회 교무부 연구실장, 이은희 대순진리회 교무부 연구원, 세계일보 대외협력국 조형국 박사(전 선문대 교수).

경희대학교 종교시민문화연구소(소장 송재룡)는 24일 한국SGI 진천연수원에서 ‘신종교거버넌스와 환경-생태정책’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기존 연구들이 주로 거대 종교들이 환경생태 담론에 치중하고 신종교들의 생태적 태도와 행위에 대한 이해를 소홀히 취급한 점에 주목해 최근 국내 주요 신종교들이 벌이는 환경생태적 활동과 신념에 대해 종합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그 논의를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1 발표를 맡은 원광대학교 허석 교수와 이주연 박사는 ‘원불교 생태담론과 수행론의 대화’를 주제로 원불교의 생태담론이 수행을 통해 근본적 실천의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 원불교 생태담론은 지구공동체와의 은혜로운 관계를 구축하려는 ‘사은(四恩)’ 등의 교의를 기반으로 조명되고 실천됐지만, 원불교 교의의 두 핵심축인 ‘신앙’과 ‘수행’ 중 ‘신앙’에 치중한 면이 없지 않았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이러한 기존의 경향을 반성하고, 원불교 생태 담론과 수행론의 대화를 통해 생태적 실천의 근원적 출발점으로서 원불교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살폈다.

‘신종교거버넌스와 환경-생태정책’ 주제 학술대회 프로그램.

제2 발표자는 대순진리회 교무부 이재호 연구실장과 교무부 이은희 연구원이 맡아 ‘대순진리회의 환경생태에 대한 인식과 실천’을 주제로 대순진리회 경전에 나타나는 환경생태와 관련한 교리적 측면들을 설명했다. 그중에서 대순진리회 교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종지(宗旨)와 종지에서 가장 중요한 해원상생(解冤相生)의 관점에서 환경생태문제를 해석했다. 더불어 대순사상의 관점에서 서술한 기존의 환경생태에 관한 연구성과들을 소개하면서 ‘상생생태론’에 대해 소개했다. 대순진리회에서는 환경생태에 대한 이론과 실천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교리적 측면에서 환경생태 위기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SGI 최해성 학술부장은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서 ‘글로벌 거버넌스와 내셔널 거버넌스의 조응: 한국SGI 환경운동의 이론과 실천’이란 주제로 1975년 탄생한 국제창가학회(SGI)의 ‘인류익(人類益)’이라는 방향성 위에서 유엔의 강화를 통한 글로벌 거버넌스 확립과 인류 미래를 위한 어젠다 수립에 진력한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한국SGI의 환경· 생태운동은 법화경의 ‘일념삼천(一念三千)’ 사상을 비롯하여, ‘연기론(緣起論)’, ‘의정불이(依正不二)’ 등 생명의 상의성(相依性)을 강조한 불교 사상에 토대를 두고 ‘한사람의 변혁’에 초점을 맞춘 실천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 번째 발표에서 경희대 서동은 교수는 ‘창가학회의 생명 사상과 사제불이의 해석학"라는 재목으로 유식철학과 업(業) 사상을 기본으로 하여 진행되는 이케다 다이사쿠의 생명사상과 앨버트 슈바이처의 생명경외 윤리의 해석학을 비교했다. 이러한 두 사상이 어떻게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접점을 형성할 수 있으며, 또한 이 두 사상이 어떻게 현시대에 필요한 생태시민의 촉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지 그 의미에 대해 고찰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전 선문대 조형국 교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환경-생태사상과 주요 활동‘을 주제로 지난 20세기 한국에서 세계로 뻗어 나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하나님-인간-자연의 본래적 관계회복, 즉 천지인의 조화사상에 입각한 생활정치에 관해 설명했다. 통일교의 기본경전이자 교리서인 <원리강론>은 기독교의 3대 축복(창 1:28)에 대한 심정해석학적 관점에 기초하여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인간의 책임, 특히 자연환경의 관리자로서의 책임, 심정(사랑하면서 기뻐하려는 정적인 충동)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환경· 생태사상에 기초해 선학평화상, 세계기후환경포럼 등을 통해 기후환경 이슈에 응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교거버넌스와 환경-생태정책’ 주제 학술대회를 주최한 경희대 송재룡 종교시민연구소장.

경희대 종교시민문화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에서 교세가 비교적 크지만 대중에게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주요 신종교단체들을 선택해, 이들의 환경-생태 위기에 대한 교리적 및 실천적 태도를 비교검토하고, 탄소중립적 시민사회의 도래를 앞당기는데 신종교인들이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를 학술적으로 규명하는 의미 있는 학술토론의 장이 됐다.   

송재룡 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종교적 신념을 초월하여 신종교 간 토론과 상호이해를 기초로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및 국가적 목표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정부와 신종교단체들의 자발적 협력에 기초한 신종교거버넌스체제가 구축되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