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지주 CEO 선임기간 45일뿐
대주주 없어 셀프연임 등 잡음 이어져
경영진 견제 않는 이사회 ‘거수기’ 전락
고금리 허덕이는 서민 고통 분담 시급
국내 은행권이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수익성 강화와 더불어 실효성 있는 내부 통제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지배구조 혁신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고금리 상황 속 이자이익 증가에 따른 사회공헌·상생금융 확대 요구 역시 풀어야 하는 숙제다.
금융 당국은 국내 은행권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경영진을 상대로 한 이사회의 견제·감시 기능이 부족하고,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도 더 확보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내 8개 은행지주 CEO 선임·연임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승계 절차 개시 후 최종 후보 결정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5일에 불과했다. 쇼트리스트(압축된 후보 명단) 확정부터 최종 후보 결정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1일이었다. 쇼트리스트 후보에 대한 대면 평가는 대체로 한 번의 인터뷰나 발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는 뚜렷한 대주주(주인)가 없는 지배구조 탓에 CEO 선임 과정 때마다 ‘셀프 연임’ 등 잡음과 논란을 반복해 왔다. 금융지주 이사회는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안건에 찬성만 하며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국내 은행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12일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마련했다. 면밀한 평가와 검증이 가능하도록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후임을 뽑기 위한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과 이사회의 독립성 및 사외이사의 전문성·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등이 포함됐다. 금감원은 모범관행을 토대로 은행별 특성에 적합한 자율적 개선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고금리에 허덕이는 서민들을 위해 은행권이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고통 분담에 나설지도 당면한 과제 중 하나다.
은행들이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두는 가운데 고액 성과급·퇴직금 등이 논란이 되자 정부와 금융 당국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은행권을 향해 사회공헌 및 상생금융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 은행권을 향한 ‘횡재세’ 도입 필요성까지 거론되자 상생금융 규모 등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상황이다. 횡재세란 국내외의 급격한 환경 변화 등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린 기업에 대해 법인세 이외에 추가로 물리는 조세를 말한다.
은행권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부담 경감을 추진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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