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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이다(Love is sharing a password).” 2017년 3월 넷플릭스가 트위터에 게재한 홍보문구다. 한 계정당 최대 4인까지 별도의 프로필을 개설, 여러 기기에서 자유롭게 넷플릭스를 이용하도록 해 국내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돌풍을 선도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영화관이라는 전통적 콘텐츠 소비방식이 무너진 것도 넷플릭스에 호재였다. 과거 ‘본방사수’라는 틀에서 벗어나 언제·어디서나 시청가능한 편리함도 인기의 비결이었다.

계정 공유까지 장려하며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던 넷플릭스가 느닷없이 한집에 살지 않는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려면 매달 5000원을 추가로 내도록 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탓이다. 2022년 1분기 넷플릭스 가입자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디즈니+도 지난 2분기에만 1170만명이 이탈했다고 한다. 이들이 선택한 건 가격 인상이다. 올 들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주요 OTT들이 가격을 올렸다. 국내 토종 OTT인 티빙도 이달부터 국내 요금을 평균 20% 올렸다.

이것도 모자라 계정 공유 단속 등으로 수익 회복에 나섰다. 계정 공유 유료화 효과는 가입자 수 증가로 확인된다. 3분기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전 분기 대비 876만명 증가한 2억4715만명으로 집계됐다. 팬데믹이 정점이던 2020년 2분기(1010만명) 이후 최대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월 사용자 수가 4070만명에 달하는 유튜브까지 요금인상 행렬에 가세했다.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올렸다. 2020년 9월 이후 3년 만이라지만 인상 폭이 무려 43%에 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 1명이 평균 2.7개의 서비스를 구독한다고 한다. 휴대전화 요금처럼 자동으로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OTT 비용은 가계에 큰 부담이다. 다중 구독자들의 이탈이 불 보듯 뻔하다. OTT의 배신은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앞세운 횡포다. 가격 인상은 최소화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로 경쟁력부터 키우는 게 우선이다. 소비자들은 항변한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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