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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느닷없이 ‘무자녀 세금’ 도입안이 등장했다. 러시아의 한 하원 의원이 “출산율을 촉진하는 자본이 충분하지 않다면 (옛)소련처럼 무자녀 세금 도입도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1941년 스탈린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인구가 급감하자 이 제도를 도입했다. 무자녀 20~50세 남성과 20~45세 기혼 여성에게 임금의 6%를 세금으로 물렸다. 과거 이탈리아 무솔리니와 독일 히틀러의 ‘독신세’와 유사하다.

저출산과 결혼기피 풍조는 우리나라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나혼산)’가 어제 방송 1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 정도다. 막대한 제작비용 없이도 변화하는 사회적 트렌드에 맞춰 혼자서도 잘사는 1인 가구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낸 게 장수의 비결이다. 하지만 인기와는 별개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찬반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 관료나 정치인들은 이런 유형의 프로그램이 달갑지 않다. 지난해 11월 당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런 프로그램이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걸로 인식하게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회 인구특위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도 “나 혼자 산다, 불륜·사생아·가정 파괴 등 드라마가 너무 많다”며 “훈훈한 가족 드라마를 많이 개발해 주기를 방송사에 부탁드린다”고 했다. 물론 ‘결혼 지옥’, ‘결혼은 미친 짓이다’, ‘돌싱포맨’ 등 결혼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저출산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프로그램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나혼산’이 첫 전파를 탔던 2013년 687만가구였던 ‘1인 가구’는 지난해 말 972만4256가구(41.0%)로 파악됐다. 얼마 전 미국 뉴욕타임스는 흑사병이 창궐한 14세기 중세 유럽보다 더 빠르게 한국 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디어 등을 핑곗거리로 삼기보다는 원인을 찾아 대책을 내놓는 게 정부의 몫이다. 그간 280조원을 퍼붓고도 효과가 없던 건 처방이 잘못됐다는 방증이다. 비혼·만혼은 차치하더라도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가정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은 초저출산 요인으로 ‘고용불안’, ‘주거불안’, ‘경쟁 압력’을 꼽았다. 위정자들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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