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 시추과정 모니터링”
세계 50개社, 5년 내 감축 약속
中 “선진국, 개도국 지원 늘려야”
韓 등 22國 ‘넷제로’ 지지 선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미국이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메탄 배출량을 향후 15년간 8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주요 50개 석유 및 가스 기업들도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80% 이상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COP28에 참석한 마이클 리건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2일(현지시간)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 과정에서 유출되는 다량의 메탄을 모니터링해 2038년까지 약 5800만t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기후 변화에 영향이 큰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다.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중에서 빠르게 분해되지만 온난화 유발 효과가 약 80배 높아 일각에선 ‘최악의 온실가스’로도 부른다. 현재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 원인의 3분의 1은 메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메탄 배출의 주범인 전 세계 50개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들도 ‘석유와 가스 탈탄소화 헌장’에 서명해 시추 과정에서 메탄을 소각하지 않고 별도로 채집해 처리하기로 약속했다. 또 5년 내로 메탄 배출량을 80% 이상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세계 화석연료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미 1위 석유기업인 엑손모빌,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UAE 아드녹과 중국 페트로차이나 등이 참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부와 민간이 동시에 메탄 배출 감축을 약속한 것을 두고 “급격한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야심 찬 계획”이라며 “COP28의 중요한 결과물 중 하나가 될 예상치 못한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서열 6위 딩쉐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부총리는 COP28 연설에서 “중국은 친환경 발전, 에너지 혁명,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을 힘써 추진하고 개도국이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높이는 것을 지지한다”며 “선진국은 개도국에 대한 자금과 기술 지원 약속을 실제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은 수백년간 화석 연료를 태워 산업발전을 이룬 선진국에 있는 만큼 선진국이 개도국에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장국 UAE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로 확대하는 협약에 지금까지 117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합의문에 협약 내용을 명시하려면 약 200개에 달하는 국가의 동의가 필요한데 러시아·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중국, 영국 등 130여개국은 과도한 육식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인지하고 개선해 나갈 것을 약속한 선언문에 서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COP28에서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영국, UAE, 스웨덴 등 22개국이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지지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원전의 청정에너지 인정,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을 3배로 확대하기 위한 국가 간 협력 약속, 금융·재정·기술개발·공급망 확보 등의 국가적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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