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올해 청룡영화상 작품상을 받는 등 최다 부문 수상작의 영예를 안았다. 감독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이 차지했고, 남우주연상은 같은 영화의 이병헌이, 여우주연상은 ‘잠’의 정유미가 받았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밀수’는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조연상(조인성), 신인여우상(고민시), 음악상(장기하) 등 4관왕에 올랐다.

‘밀수’ 제작사인 외유내강의 조성민 부사장은 “한 곳만 바라보고 20∼30년간 영화를 만들어온 우리가 이 상을 받은 건 한국 영화가 위기인 상황에서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가 만든 소중한 영화를 계속 지켜나가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남우주연상(이병헌)과 감독상을 받았다.
엄 감독은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영화 크랭크업 하는 날 배우들에게 ‘이 영화에 참여하신 것이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상으로 그 약속 지킬 수 있게 일조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신혼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영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받고 싶은 상이 청룡영화상이다. 내 손에 트로피가 들려있는 걸 보니 정말 공정한 시상식”이라면서 “송강호 형, 농담이다”라고 넉살스러운 여유를 보였다. 이어 “청룡영화상이 권위있는 시상식이 된 것은 김혜수씨가 30년간 진행한 덕분이다. 정말 수고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둘째를 임신한 배우 이민정과 다음 달 태어날 아들에게도 영광을 돌렸다.

여우주연상의 정유미는 “정말 떨린다. 감사하다. 나만큼 지인들이 더 떨 것 같다”라며 “이 상을 주신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 영화 ’잠‘을 극장에서 봐주신 관객들,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시나리오를 주신 유재선 감독님, 현장에서 많이 배웠고 감사했고 좋았다”라며 리스픽쳐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숲에 감사 인사를 했다.
안태진 감독의 ‘올빼미’는 신인감독상, 편집상, 촬영조명상을 받아 3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시상식을 끝으로 MC 자리에서 물러나는 ‘청룡의 여인’ 김혜수는 공로상 격의 트로피를 받았다.
최우수작품상 시상이 끝난 뒤 깜짝 등장한 정우성은 “김혜수를 청룡영화상에서 떠나보내는 건 오랜 연인을 떠나보내는 심정과 같다. 지난 30년은 청룡영화상이 김혜수고 김혜수가 곧 청룡영화상인 시간이었다”며 트로피를 건넸다.

김혜수는 “언제나 그런 순간이 있는데,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인 거 같다”며 “일이건 관계건 떠나보낼 땐 미련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 시간 후회 없이 충실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이날 많은 시상자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김혜수가 사회를 맡은 서른 번째 시상식이다. 그는 1993년 열린 제14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제19회를 제외하고는 한 해도 빠짐없이 청룡영화상의 MC 자리를 지켜왔다. 역대 최다 여우주연상(3회) 수상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제44회 청룡영화상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이다.
▲최우수작품상=밀수 ▲감독상=엄태화(콘크리트 유토피아) ▲남우주연상=이병헌(콘크리트 유토피아) ▲여우주연상=정유미(잠) ▲남우조연상=조인성(밀수) ▲여우조연상 =전여빈(거미집) ▲신인남우상=홍사빈(화란) ▲신인여우상=고민시(밀수) ▲신인감독상=안태진(올빼미) ▲각본상=정주리(다음 소희) ▲음악상=장기하(밀수) ▲미술상=정이진(거미집) ▲기술상=진종현(더 문) ▲청정원 인기스타상=조인성, 송중기, 박보영, 김선호 ▲한국영화 최다관객상=범죄도시3 ▲편집상=김선민(올빼미) ▲촬영조명상=김태경·홍승철(올빼미) ▲단편영화상=유재인(과화만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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