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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매너 北, 5년 만의 亞 대축제 ‘옥에 티’ [정필재 기자의 항저우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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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0-04 21:00:00 수정 : 2023-10-04 22:20:45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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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라고 부르지 말라.”

 

북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영어로 화를 내며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달 30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전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 관중들의 응원을 받는 소감과 오랜만에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음식은 입에 맞는지’ 묻는 말에 대한 반응이었다.

 

북한은 2020 도쿄 올림픽에 일방적으로 출전하지 않으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22년까지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모처럼 나선 국제대회인 탓에 북한의 전력은 베일에 감춰져 있고, 어딜 가나 모두의 시선을 끌고 있다.

 

북한은 이런 관심 속에서도 조심스럽지 못한 행동으로 5년 만의 아시아 스포츠 대축제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북한은 등장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북한의 약물적발 체계가 국제기준에 부족한 만큼 모든 국제대회에서 인공기 게양을 금지했지만 북한은 이에 따르지 않고 있다.

 

응원에서는 특혜를 받고 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중국은 정확한 규격은 설명하지 않은 채 가정용보다 큰 국기의 관중석 반입을 막고 있다. 하지만 북한 응원단은 세 사람이 함께 들어야 할 정도로 큰 인공기와 함께 ‘힘내라 조선’을 외친다.

 

북한의 경기 매너도 문제다. 여자농구 예선 남북대결에서는 거친 플레이로 박지수의 눈에 상처를 냈다. 1일 열린 남자축구 일본과 8강전에서는 북한 김유송이 일본 스태프를 때리려는 시늉을 하다 경고를 받았다. 이 경기에서 진 북한은 경기 후 심판을 위협하며 항의했고, 신용남 북한 축구팀 감독은 심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일본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북한의 태도와 관련한 항의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경기 후에도 말썽이다. 의무사항인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하기 일쑤다. 금메달을 놓고 한국 신유빈·전지희조와 맞붙었던 북한 탁구 여자복식 선수들은 패배 후 기자회견 없이 자리를 떴다. 3일 열린 여자농구 4강 중국전 뒤에도 북한 정성심 감독은 중국 응원단에게 손을 흔들었지만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금메달을 땄어도 마찬가지다. 4일 북한 기수였던 방철미가 복싱에서 우승한 뒤 아무말도 없이 사라지는 결례를 범했다.

 

우리나라를 ‘괴뢰’라고 표현하면서 스스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불리길 원하는 북한. 세계 사람들이 같은 KOREA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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