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엔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 약을 찾는 일이 허다하다. 10월이 코앞인데도 한낮 기온은 뜨거워 식중독 예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식재료 준비뿐만 아니라 남은 음식을 보관할 때도 신경 써야 한다. 2시간 이상 상온에 음식을 놔두면 식중독균이 증식할 수 있어 남은 음식은 빨리 먹는 게 좋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을 만들기 전 손 씻기 수칙을 지키고, 달걀이나 생고기를 만졌다면 손을 다시 충분히 씻고 조리해야 한다.

완자 같은 분쇄육을 조리할 땐 속까지 완전히 익혀야 한다. 햄·소시지 등은 75℃에서 1분 이상, 굴·조개 등 어패류는 85℃에서 1분 이상 가열 조리하는 걸 권고한다.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곳도 있는 만큼 음식을 상온에 오래 보관해선 안 된다. 한정아 식약처 식중독예방과 연구관은 “명절 기간 낮에는 기온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음식물을 장기간 보관하면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어 가급적이면 두 시간 이내 먹는 것이 식중독 예방에 좋다”고 설명했다.
칼과 도마 등 조리도구는 육류와 생선, 채소와 과일 등 식재료에 따라 구분해 사용하고, 육류와 달걀 등은 조리 직전에 냉장고에서 꺼내는 게 좋다. 조리된 음식을 보관할 때도 빠르게 식힌 뒤 냉장 보관해야 한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설사와 구토, 복통 등의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다면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설탕과 소금을 녹인 물은 열량과 전해질 보충해주고 일반 물보다 흡수가 빠른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사약을 먹을 경우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설사와 구토는 몸에 있는 독소를 내보내는 방어 작용인데 설사약을 먹으면 독소 배출이 막혀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했는데도 심한 복통·구토와 설사가 계속되거나 열이 떨어지지 않고, 혈변을 본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먹고 남은 명절 음식을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재가열할 경우 적정온도와 시간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에어프라이어로 고기나 생선을 조리할 땐 200℃ 이하에서 타지 않게 조리해야 벤조피렌 등과 같은 유해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식약처는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할 때 쓰는 종이 포일과 실리콘 재질의 식품 용기 100개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20종에 대한 노출량을 분석한 결과 모두 안전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식중독 예방 이외에도 명절 기간 주의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선물로 주고받은 건강기능식품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건 불법이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려면 관할 시·군·구청에 건강기능식품 일반판매업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구매자도 해당 식품이 건강기능식품인지 관련 표시나 마크를 확인하는 게 좋다.
연휴엔 장거리 이동이 많아 멀미약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멀미약을 복용할 경우 졸음이나 방향감각 상실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운전자는 멀미약을 먹지 말아야 하고, 만 7세 이하의 어린이나 임부, 녹내장·배뇨장애·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멀미약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사용하면 안 된다.
먹는 멀미약의 경우 승차 30분 전 복용(추가 복용은 4시간 이후)하고, 붙이는 멀미약은 승차 4시간 전 한쪽 귀 뒤에 1매만 부착한 뒤 부착 후에는 반드시 손을 세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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