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했던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험난한 여정을 걷게 됐다. 연휴에 열린 한일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경기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게 되면서다. 8강 직행 티켓을 일본에게 내준 한국은 준준결승전을 치러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 프로농구 슈퍼스타들이 모두 나선 경기에서 일본의 2군도 안되는 선수들에게 패했다는 것은 큰 상처가 됐다.

한국은 3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농구 남자 조별리그 D조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77-83으로 졌다. 이날 패한 대표팀은 2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로써 대표팀은 10월2일 열리는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상대는 C조 3위다. 태국이나 바레인이 유력해 보인다.
전력에서는 우리가 앞선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뛰고 있는 하치무라 루이(LA레이커스)나 와타나베 유타(브루클린 네츠)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빠져있었다. 끝이 아니었다. 일본은 지난달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멤버가 1명도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사실상 2군 전력 그 이하라는 평가였다. 추일승 감독이 출국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상대가 최상의 전력이 아니기 때문에 유리하다”며 자신감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대표팀은 경기 시작과 함께 0-13으로 끌려다니는 등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37-43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3쿼터부터 추격을 시작했다. 전성현의 3점슛에 이어 하윤기와 라건아가 연달아 골밑득점을 성공시키며 48-48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일본은 다시 3점슛을 연달아 꽂아 넣으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역전의 기회도 잡았다. 대표팀은 4쿼터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1점차까지 추격했다. 역전의 기회에서 하윤기가 자유투 라인에서 던진 미들슛이 빗나가면서 아쉽게 리드를 잡지 못했다. 하윤기는 분풀이라도 하듯 이어진 수비에서 파리채로 벌레를 잡듯 시원한 블로킹을 보여주며 역전을 노렸지만 3점슛이 폭발한 일본을 막을 수 없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단 1점도 리드해보지 못한 채 경기를 내줬다. 허훈이 3점슛 6개를 포함해 24점을 넣으며 분전했다. 하지만 일본은 3점슛 17개를 터트리며 한국을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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