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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위증교사 ‘소명’에도 법원이 영장 기각한 이유는 [법조 인앤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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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28 23:00:00 수정 : 2023-09-28 2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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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은 본안재판의 ‘증명’보다 입증 수준 낮아
혐의 소명됐어도 바로 ‘구속 필요성’ 인정 안돼
‘증거인멸 염려’에 대한 추가 판단이 구속 여부 갈라
검찰, 李 기소 전 혐의 입증 보강할 필요성 커져

“유창훈 판사는 죄가 의심되고 혐의가 소명되는데 결론은 영장 기각이라고 하는, 앞뒤도 맞지 않는 궤변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둘러싸고 여권을 중심으로 강한 성토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판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법원은 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된다고 하면서도 구속 영장을 기각한 것일까. 

 

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소명’이란 법관이 검찰이 제기하는 범죄 사실이 확실할 것이라고 ‘추측’하는 정도의 ‘심증’(心證)을 뜻한다. 기소 이후 본안 재판에서 판사가 유무죄를 선고할 때 필요로 하는 범죄에 대한 ‘증명’(證明)보다는 입증 수준이 낮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앞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혐의에 대해선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반면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고 봤다. 

 

유 부장판사는 백현동 특혜 혐의에 대해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북송금 혐의에 대해선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며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반면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2018년 김병량 전 성남시장 비서 출신인 A씨에게 자신의 공직선거법 사건 증인 출석을 요청하면서 수차례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이 제출한 이 대표와 A씨와의 통화 녹음 파일이 결정적인 증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이 된다면서 왜 구속영장을 기각하느냐”며 이번 기각 결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현행 형사소송법상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고 해서 바로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의 구속 요건 심사는 (1) 혐의의 소명 여부 (2) 구속 사유의 유무 (3) 구속의 필요성 판단 등 3단계로 이뤄진다. 2단계인 구속 사유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법원은 주거부정, 증거인멸 염려, 도주 또는 도주 염려를 고려한다. 이와 함께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가능성 등도 감안한다.

 

이번 사건에서 유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물적 자료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백현동 특혜 혐의)거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 부족하다”(대북송금 혐의),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3단계인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 같이 영장심사 단계의 범죄 소명 판단을 두고 유무죄 논란이 있을 것을 우려해 구속영장 사유서에 범죄 소명에 대한 판단을 세세하게 언급 안하는 영장전담 판사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영장심사는 본안 재판이 아니다. 유 부장판사의 이번 판단이 향후 본안 재판에서의 유무죄 판단에서도 동일하게 내려진다고는 할 수 없다. 이는 유 부장판사가 ‘범죄 소명이 된다’고 판단한 위증교사 역시 마찬가지다. 한 장관이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 죄가 없다는 건 아니다”고 말하고, 이원석 검찰총장이 “영장 재판은 죄가 있고 없고를 따지는 본안 재판 이전의 절차”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유 부장판사가 백현동 특혜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검찰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검찰로서는 추가 수사 등을 통해 이 대표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더욱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 검찰총장은 “(이 대표) 범죄 혐의를 보강해 수사할 부분을 잘 찾아서 범죄에 상응하는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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