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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 자동차 노조 파업 시위 15분간 동참

입력 : 2023-09-27 17:52:54 수정 : 2023-09-27 22: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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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으론 처음 ‘이례적’
“노조원, 급여 인상·혜택 받아야”
트럼프보다 하루 전 현장 방문
대선 앞두고 노동계 표심 경쟁

“여러분은 원하는 만큼의 상당한 급여 인상과 다른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제너럴모터스(GM) 부품 공장을 찾아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에 15분간 동참했다. 현직 대통령이 파업 시위 대열에 합류한 것은 미 현대사를 통틀어 처음이다.

확성기 들고 파업 지지 발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웨인카운티의 전미자동차노조(UAW) 시위 현장을 찾아 확성기를 들고 파업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현대사를 통틀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파업 시위에 동참해 친노조 이미지를 부각했다. 웨인=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친노조’를 표방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UAW 모자를 쓴 채 확성기를 들고 “월스트리트가 이 나라를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중산층이 이 나라를 만들었고, 노조가 중산층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회사들이 호실적을 거두고 있음을 거론한 뒤 “계속하자”, “우리가 잃은 것을 되찾자”고 말해 파업 시위를 독려했다.

 

미시간주는 대표적인 대선 경합주인 데다 마침 이날은 2024년 대선의 유력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시간주 방문을 하루 앞둔 시점이어서 현지 언론들은 대선 전초전의 시작으로 해석했다. NYT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강력한 노동 계층 유권자 집단을 두고 실시간으로 경쟁하는 것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UAW는 포드, GM, 스텔란티스와의 단체임금협상이 불발됨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미시간, 오하이오, 미주리주에 있는 3개 공장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UAW 측은 향후 4년간 임금 최소 4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제조사들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들며 최대 20%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GM은 성명을 내고 “파업으로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했다.

 

대형 파업이 일어나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노사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역대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이례적으로 노조를 강하게 두둔한 것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9%포인트 차로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 정책이 내연기관차 생산 노동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긴 측면이 커서 러스트벨트(미 북동부 쇠락 공업지대) 노동자들의 민심을 다독이는 것이 급선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을 현재 5.8%에서 2032년 67%까지 채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UAW는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을 지지했고, 이날 파업 현장 초청도 숀 페인 UAW 위원장이 주도했지만, 내년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할지는 아직 공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 미시간주의 노조 미가입 노동자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성명을 통해 “비뚤어진 조(바이든)는 열심히 일하는 이들 미국인 앞에서 얼굴을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앞서 “(바이든 정책대로라면) 전기차는 모두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미시간주의 위대한 자동차 산업은 사라질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폐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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