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장비·석유정제 업종이 견인
전산업 업황 2P↑… 석 달 만에 상승
증권가선 반도체 개선 긍정 전망
한투 “삼성전자 이제부터 오를 것”
추경호 “용인 미니팹 예산투입 검토
늦어도 11월엔 수출 플러스 전환”
제조업 체감경기가 9월에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지만 ‘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지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 제조업 핵심인 ‘반도체’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한 68을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7∼8월 두 달 연속 하락한 뒤 석 달 만에 반등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 BSI는 64에서 62로 2포인트 떨어져 체감경기가 더 나빠졌다. 반면 기타 기계·장비는 6포인트, 1차 금속은 5포인트 지수가 높아졌다. 환율 상승으로 자동화 설비를 수출하는 업체의 실적이 개선됐고, 중국 철강 감산·부동산 부양책 등으로 1차 금속 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이 반영된 영향이다. 석유정제·코크스는 13포인트 올랐는데 싱가포르 정제마진 스프레드 확대, 윤활유 부문 매출증가로 체감경기가 개선됐다.
제조업 업황 BSI를 기업규모·형태별로 보면 대기업은 1포인트, 내수기업은 2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1포인트, 수출기업은 1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전산업 업황 BSI는 9월 73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전산업 업황 BSI 역시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제조업, 그중에서도 특히 반도체 업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회복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 발표된 지표에서는 반도체 개선 신호가 아직 뚜렷하게 잡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업황 개선을 점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 회복이 조만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과 관련, “고부가 D램 출하가 본격화되며 3분기부터 D램 사업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낸드 부문도 추가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 등으로 영업적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적자는 1조3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40% 감소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도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실적과 관련, “이제부터는 매 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면서 주가가 함께 오르는 구간”이라며 “모멘텀이 아닌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 매출을 69조3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68조1000억원) 대비 2%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맞춰 세제·금융·인프라 조성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업계와 간담회를 가졌다. 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2025년 용인 클러스터 내 착공 예정인 웨이퍼 기반 미니 팹(fab·공장)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니 팹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을 실증 연구하기 위해 반도체공정을 간소화한 시설을 말한다.
추 부총리는 하반기 한국경제에 대해 “바닥을 다지면서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며 “반도체 업계에서도 현재 수치를 토대로 여러 가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는 10월, 늦어도 11월에는 수출도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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