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홍범도 흉상’ 외부 이전 발표한 육군사관학교…직접 가봤습니다 [인턴기자의 세상보기]

관련이슈 인턴기자의 세상보기 , 이슈팀

입력 : 수정 :
글·사진=김지호 인턴기자 kimjaw@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독립운동가 6명 흉상 여전히 자리 지켜
입구서 때때로 고성도…교정은 고요해

호국간성(護國干城)의 요람 육군사관학교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독립군 홍범도 장군 흉상 외부 이전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육사는 교내에 있는 독립운동가 6명의 흉상 이전을 발표했다. 이 중 홍범도 장군 흉상은 아예 외부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현재 충무관(생도 학습관) 입구에는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고, 충무관 내에는 박승환 참령 흉상이 있다. 이 중 소련 공산당 입당 전력 논란이 제기된 홍 장군의 흉상은 육사 교정 밖으로 옮기고 다른 흉상은 교내 육사박물관 등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1일 오전 9시40분 서울시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제2정문의 모습.

독립운동가 6명의 흉상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1절에 장병들이 사용한 탄피 300kg을 녹여 제작했다. 그러면서 독립군과 광복군을 국군의 뿌리로 규정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지 5년만에 독립운동가 흉상을 이전하는 것을 두고 독립군·광복군을 국군 역사에서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선 육사를 지난 1일 관람객 신분으로 돌아봤다.

 

육사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육사 관람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이뤄진다. 다만 최소 3일전 예약해야한다. 관람을 예약한 이날 지하철6호선 태릉입구역에서 걸어서 오전 9시 40분 육사 입구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는 ‘친일단장 국방부, 국가보훈부를 철거하라’, ‘육사는 독립운동가 흉상철거 중단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이 나붙었고 입구에는 기자로 보이는 3명이 서성이고 있었다. 이들을 지나쳐 행정안내소에서 방문증을 받고 면회실에서 대기하는 동안에도 밖에선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과 관련된 고성이 들리곤 했다. 관람을 기다리는건 3명이었다. 60대 문화관광해설사 두 분이었다. 식견을 넓히기 위해 육사관광을 신청했다고 한다. 약속된 10시가 되자 육군박물관에서 근무하는 군무원이 안내를 시작했다.

 

육군사관학교 야외무기전시장에 있는 벤플리트상.

관람은 야외무기전시장·육군박물관·육사기념관 순이었다. 아울러 화랑정원, 학교본부, 육사도서관 등의 시설물도 안내받았고 국민적 관심사가 된 충무관도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들른 야외무기전시장에는 6·25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무기가 전시돼 있다. 또 육사 내 유일한 외국인 동상인 제임스 벤플리트 동상도 볼 수 있었다. 무기전시장을 지나자 한 기수를 대표하는 생도와 우등생 생도의 이름이 새겨진 화랑대가 나타났다. 그 옆에는 미국의 나이키 미사일과 이를 모티브로 만든 현무 미사일이 곧 발사될 것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문관에서 바라본 화랑 연병장과 강재구 소령 동상.

독립운동가 흉상이 새로 자리잡을 곳으로 유력한 육군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육사도서관, 학교본부, 충무관을 지나야했다. 이중 눈길을 끈 육사 학교본부(1980)는 여의도 국회의사당(1975)과 상당히 닮아 있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 두 건물은 5년 간격으로 완공되었다. 혹시나했던 충무관 앞 흉상 모습은 확인하지 못했다. 일반인 접근이 제한된 곳이었다.

 

육군사관학교 육사기념관 1층에 있는 학교역사실.

충무관 앞쪽에는 생도들이 의식행사 때 사용하는 화랑 연병장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육군박물관에 도착하자 군인 정신의 표상으로 잘 알려진 강재구 소령 동상이 보였다. 베트남 전쟁 당시 훈련병을 연습시키던 중 부하가 잘못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산화한 영웅이다.

육군사관학교 육사기념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불암산과 교정.

마지막으로 방문한 육사기념관은 전망대와 1층 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건물 외벽에는 역대 육사 졸업생 이름이 새겨져 있고, 1층에는 학교역사실과 6·25전쟁에 참전한 생도를 기리는 공간 등이 있었다. 관광객 손길이 많이 닿아서인지 유독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이름이 새겨진 동판만 반질반질했다. 전망대 높이는 육사를 상징하는 64m로 아파트 20층 높이다. 전망대에 오르자 교정이 한 눈에 들어왔고 태릉과 북한산, 불암산 등 육사를 에워싼 문화유산과 자연경관도 쉽게 관람 가능했다. 육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숲 광경이 인상적이었다. 전망대에서 설치된 망원경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초점을 맞춘 끝에 비로소 충무관 앞에 서 있는 독립투사 6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육사기념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충무관 앞 독립운동가 흉상.

짧은 관람 시간 동안 체험한 육사 교정은 바깥의 논란이 무색하게 고요하고 평온했다. 오가다 본 장병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었고, 생도들의 눈은 반짝였다. 강의를 마친 후 생활관으로 복귀하거나 간혹 자전거를 타고 있는 생도도 보였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문무에 정진하고 있었다.


오피니언

포토

정회린 '순백의 여신'
  • 정회린 '순백의 여신'
  • [포토] 카리나 '눈부신 등장'
  • [포토] 혜리 '완벽한 비율'
  • 설현, 설 연휴 깜짝 근황…눈부신 드레스 자태